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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노트7 발화원인 발표후 中여론 동향 살피는 삼성

입력 | 2017-01-27 03:00:00

ATL 배터리 책임 안묻기로 했지만 현지언론 “왜 中회사 문제삼나” 반발




  ‘갤럭시 노트7’ 발화 원인을 공식 발표하면서 사태 수습에 나선 삼성전자가 중국 민심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갤럭시 노트7에 쓰인 중국 ATL 배터리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26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3일 공식 기자회견을 하기 전 중국의 주요 언론사 기자들을 초청해 미리 설명회를 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기자회견에서도 “중국은 노트 시리즈에 대해 세계 어느 곳보다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던 곳”이라며 중국 소비자들을 달래는 데 공을 들였다. 기자회견장에는 중국 취재진 수십 명이 참석해 한국어와 영어뿐만 아니라 중국어로도 동시 통역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갤럭시 노트7에 대한 1차 리콜을 결정하면서 삼성SDI 배터리만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중국 판매분을 수거 대상에서 제외했다. 현지에서는 중국 소비자만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비판이 대두됐다. 이후 ATL 배터리를 탑재한 제품마저 발화 사고가 나자 논란은 확산됐다.

 이번에는 ‘배터리 결함’이란 조사 결과가 논란이 되고 있다. 중국에서 왜 자국 업체를 문제 삼느냐는 반발 기류가 형성된 것이다. 현지 언론들은 “ATL 배터리는 애플과 화웨이를 비롯한 다른 휴대전화 제조업체에도 공급됐지만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삼성에 비판적인 기사를 쏟아냈다.

 전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배터리 공급사인 삼성SDI와 ATL에 법적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한 것도 중국 내 여론 악화를 막기 위한 결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배터리 공급사에 손해배상 책임을 묻지 않으면 삼성전자 주주들이 배임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삼성전자는 이에 리콜 비용 분담에 대해서만큼은 배터리 공급사들과 협의할 방침이다. 갤럭시 노트7의 단종으로 삼성전자가 입은 손실은 7조 원 안팎에 이른다.

 삼성전자가 중국 내 여론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2013년 19.7%(1위)였던 삼성전자의 중국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7∼9월) 4.6%(8위)까지 떨어졌다. 차기 스마트폰인 ‘갤럭시 S8’의 성공 여부도 중국 판매량 회복에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