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시민, 이경재 변호사와 설전… 이경재 “특검, 최순실 씨에 폭언-협박” 주장 특검 “수사과정 인권침해 없어” 반박… 강제구인 최순실 연이틀 묵비권
최순실 씨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오른쪽)가 26일 서울 서초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최 씨에 대한 특검의 인권침해 수사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자 주부 위은옥 씨(왼쪽)가 ‘민주주의 입에 올리지 마’ 등이 적힌 종이를 들고 항의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이 변호사는 “특검이 최 씨에게 ‘삼족을 멸하고 가족들을 파멸시킬 것’ ‘손자도 감옥에 가게 될 것’이라며 폭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최 씨는 지난해 12월 24일 특검팀 출범 후 첫 조사 때 자진 출석했는데 이날 오후 10시 반경 특검이 변호인을 집으로 돌려보낸 뒤 혼자 남은 최 씨를 협박했다는 것이다. 그는 또 “특검에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요청했지만 별다른 조치가 없어 공포감에 소환 요구에 불응했다”고 덧붙였다.
전날 최 씨의 강압수사 주장, 박근혜 대통령의 인터뷰에 이어 이날 기자회견까지 ‘설 민심’을 겨냥한 공세의 배경에 청와대와 교감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이 변호사는 “변호사로서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라며 “불필요한 오해는 없었으면 한다”고 선을 그었다.
서초동에 사는 주부라고 자신을 소개한 위은옥 씨(50)는 “(최 씨 자신이) 헌법을 위배해 놓고 무슨 헌법 타령이냐. 왜 최 씨 같은 사람을 변호하느냐”며 이 변호사와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위 씨는 이 변호사의 기자회견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너무 억울해서 청소기를 돌리다가 (이 자리에) 나왔다”며 “최 씨가 뭘 안다고 민주주의를 논하느냐”고 일갈했다.
특검은 이 변호사의 주장에 대해 “인권 침해 주장은 사실무근”이라며 즉각 반박했다. 이규철 특검보는 “최 씨를 조사할 당시 방문이 열려 있었고 밖에 여자 교도관이 앉아 있었다”며 “검사가 폭언을 했다면 큰 소리로 얘기를 했을 텐데 그런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 또 “면담을 한 방에는 폐쇄회로(CC)TV가 없다”며 “(최 씨와 특검 중) 누구의 말을 믿을지는 여러분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말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