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일정 사전조율 과정서 충돌… 특검 “의무실 등 군사비밀 무관” 대면조사는 ‘제3의 장소’ 유력
청와대가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청와대 경내 압수수색’ 방침에 반대 의사를 밝힌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특검이 청와대 측과 박 대통령 대면조사를 위한 사전 조율을 하는 과정에서 청와대 경내에 들어가 직접 압수수색할 의사를 밝혔는데, 청와대가 “보안시설이라 수용할 수 없다”며 거부했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특검 측에 형사소송법 110조 1항과 111조 1항의 ‘군사상·직무상 비밀과 관련한 장소를 압수수색하려면 책임자의 승낙이 필요하다’는 규정을 근거로 제시했다. 또 “수사에 필요한 자료 목록을 알려주면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청와대 경내 압수수색을 시도했던 검찰은 청와대 반발에 밀려 자료 제출 방식의 압수수색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특검은 “청와대 경내라도 일부 시설은 형사소송법상 ‘군사상·직무상 비밀공간’으로 볼 수 없다”며 설 연휴 직후 경내 압수수색을 강행할 방침이다. ‘세월호 7시간 의혹’과 관련된 의무실 등 청와대 경내 일부 장소는 군사상·직무상 비밀과 거리가 멀기 때문에 직접 수색이 가능하다는 게 특검의 판단이다. 또 형사소송법 110조 2항과 111조 2항은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압수수색을 거부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특검 수사는 이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