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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비행기]어머니, 죄송해요

입력 | 2017-01-27 03:00:00


 어렸을 적 가장 큰 소원은 어머니가 회사를 그만두고 내내 집에 있는 것이었다.

 맞벌이 가정에서 자라났기 때문에 생긴 박탈감이랄까. 하교 후 친구 집에 놀러갈 때면 어머니가 항상 반갑게 맞아주며 좋아하는 간식을 내주던 친구들을 부러워했다. 퇴근 후 녹초가 된 어머니에게 회사에 나가지 말라고 생떼를 부린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한때 ‘산소 같은 여자’로 불리던 배우 이영애(사진)가 최근 드라마 ‘사임당’을 통해 13년 만에 안방극장 복귀를 알렸다. 그는 제작발표회에서 사임당 하면 떠오르는 현모양처 이미지 대신 미술에 뛰어난 예술가이자 7남매의 어머니였던 ‘조선시대판 워킹맘’을 표현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 역시 6세 쌍둥이의 어머니이자 연기자인 워킹맘이다. 그는 “사전 제작 시스템 덕분에 육아와 일을 병행할 수 있었다”고도 했다.

 어느덧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 심지어 동갑내기의 일하는 여성과 결혼을 앞두고 있다. 문득,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던 과거의 모습이 새삼 떠오르고 쑥스럽기도 하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