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세돌 9단 ● 목진석 9단 52기 도전 4국 총보(1∼150)
백 150 때 흑이 왜 돌을 던진 걸까. 참고도를 보자. 목진석 9단은 흑 1로 웅크려야만 하는 것을 굴욕이라고 여겼다. 물론 흑 5까지 상변 백 5점을 잡을 수는 있지만 선수를 빼앗겨 백 8을 당하면 실리에서 큰 차이가 난다. 따라서 백 150의 시점이 돌을 던질 적기라고 본 것.
목 9단도 이 바둑에서 묵직한 내공을 보여줬지만 당시 한창 전성기를 누리던 이세돌 9단을 넘을 순 없었다. 목 9단은 초반 대세력 작전을 펼치며 팽팽한 경기를 이끌었다. 하지만 정수로 보인 우하 귀 흑 71이 패착의 오명을 뒤집어썼다. 흑 71의 마늘모 대신 날일자로 한 걸음 더 갔으면 흑의 하변이 쉽게 무너지지 않았을 것이다. 흑 71 때문에 백 72∼76의 절묘한 수순이 성립했고 그 결과 하변에서 백이 크게 살아선 순식간에 백 우세로 바뀌었다. 흑은 역전을 위해 백의 약점을 계속 두드렸으나 이 9단의 철벽 방어와 역공으로 하변 흑 대마마저 잡혀 더 이상 승부를 이끌어 갈 수 없었다. 이로써 이 9단은 국수전 2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국수전 결정전을 잠시 쉬고 최근 국내외 프로기사에게 60연승을 거둔 알파고의 기보를 소개한다. 150수 끝 백 불계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