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는 그전부터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좋아했다. ‘겨울왕국’ ‘라푼젤’은 대사를 외울 정도다. “이 정도면 첫 극장 나들이로 ‘모아나’가 적당하겠지?”라는 게 부모의 생각이었다.
아뿔싸! 극장의 불이 꺼지자 아이가 겁을 먹었다. ‘모아나’ 상영 전 단편 영화가 짧게 나왔지만 아이는 짜증을 냈다. 달래고 또 달래다 드디어 ‘모아나’ 시작.
결국 영화 시작 20분 만에 영화관을 나왔다. 씁쓸했다. 돈이 아깝거나 영화를 다 보지 못해서가 아니다. 아이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 아빠의 과욕이….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