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의 시간 다가오는 반기문
고향 행치마을 찾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오른쪽)이 28일 충북 음성군 행치마을의 사당을 찾아 마을 주민으로부터 ‘민의등용(民意登龍)’이라고 적힌 신년 휘호를 받고 있다. ‘국민의 뜻에 부합하는 정치를 하면 대권을 이룰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반기문 전 총장 측 제공
반 전 총장은 30일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 29일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 27일 국민주권개혁회의 손학규 의장을 잇달아 만났다. 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박 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을 만나 “반 전 총장의 귀국 후 언행을 납득할 수 없기 때문에 (반 전 총장이) 국민의당 입당을 원해도 지금은 받을 수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손 의장도 회동 직후 채널A에 출연해 “반 전 총장이 지금처럼 보수 세력에 얹혀서 하려고 하면 곤란하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과 김 의원은 친박(친박근혜)-친문(친문재인) 패권주의 청산과 대선 전 개헌에 의견을 모았지만 구체적인 협력 방안까지 논의하지는 못했다.
반 전 총장의 근본 위기는 지지율 답보 내지 하락 현상이다. 이 때문에 설 연휴 직후 반 전 총장의 독자 세력화를 위해 새누리당 탈당을 검토해 온 의원들도 관망세로 돌아서고 있다. 반 전 총장은 중량감 있는 인사 영입과 캠프 출범을 통해 반전에 나설 예정이다.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 종합상황실장을 지낸 권영세 전 주중국 대사 등이 캠프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송찬욱 기자 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