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에서 주인공인) 다키와 미쓰하 그리고 글씨 몇 개를 지웠습니다. 이제 여러분 마음대로 패러디 포스터를 만들 수 있습니다."
포토샵(그래픽 소프트웨어)을 다루지 못하는 누리꾼을 위해 "패러디 소스를 제공한다"는 블로그와 카페 게시글도 여럿 눈에 띄었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 패러디 한 편을 만들 수 있는 친절한 디지털 세상이다.
패러디 방식은 주로 두 주인공을 정치인 등 유명인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너의 이름은'이 국내에 개봉한 지(1월 4일) 한 달이 채 안 된 31일, 누적관객은 이미 342만을 넘어섰다. 영화가 인기를 끄는 동안 여러 편의 패러디 히트작(?)도 탄생했다.
'너의 실세는(천만년 만에 다가오는 국정농단의 기적이 시작된다)' '너의 권력은(둘 다 죽었으면 좋겠다)'처럼 영화 속 남녀 주인공을 각각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박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으로 대체한 것이 대표적이다. 비선실세 게이트 이후 박 대통령을 향한 누리꾼의 날선 비판이 느껴지는 정치 풍자이다.
'너의 군번은(아직 입대한적 없는 널 찾고 있어)' 같이 입영대상자를 약 올리는 패러디물도 인터넷에 화제가 됐다. 이밖에 '거 이름이 누구요(어 나는 여(당) 도지사 김문수 입니다)' '너의 우승은(아직 트로피를 든 적 없는 너를 찾고 있어)' 같이 정치와 게임을 오가며 장르 구분 없이 이미지와 동영상, 글 등의 형식을 통해 패러디가 만들어진다.
패러디 제작에 뒤늦게 동참해본다. 취재 현장에서 늘 고민하는 문제다.
'너의 회사는?'('조중동'이 아니라 그냥 '동아일보'입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