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명·부산경남취재본부
공사는 현재 소규모 업무 중심으로 시행 중인 제3자 위탁(아웃소싱)을 대대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공사는 인력 감축에 따라 시민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지난해 발생한 사고가 3건에 불과해 안전성이 입증된 만큼 승무·역무원을 줄여도 된다고 판단했다. 장기적으로 3호선을 무인화하고 4호선은 민간에 위탁해 정규직을 감축하겠다”라고 설명했다.
공사는 이를 ‘재창조 프로젝트’라고 하지만 여러 측면에서 우려스럽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시철도 안전사고는 계속 줄어드는 추세이긴 하지만 2013년에는 16건이나 됐다. 구조조정 이후 사고가 증가하면 어떻게 하겠다는 대책이 없다. 지난해 5월 서울 지하철2호선 구의역 사고 당시 불거진 아웃소싱 문제는 애써 외면하고 있다.
무엇보다 필수 최소 인력을 제외하곤 정규직을 새로 채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은 더 큰 문제다. 지난해 정규직 103명을 채용하는 데 무려 6400여 명이 지원할 만큼 구직자에게 부산교통공사는 인기가 높다. 지역 청년 다수가 여기를 목표로 취업 준비를 할 정도다. 전국에서 청년 유출이 가장 심각한 도시라서 서병수 부산시장이 첫째 공약으로 내세운 일자리 창출 정책과도 배치된다. 공공 부문 일자리 증가가 청년 취업의 정답은 아니더라도 고용의 빈틈을 메우는 데 일말의 책임감을 느껴야 하는 것 아닐까.
일각에서는 부산교통공사 박종흠 사장이 10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고 우려한다. 연임을 노리고 공기업 경영평가만 잘 받겠다는 속내 아니냐는 얘기다.
시민의 안전과 청년 일자리 문제가 부산을 넘어 국가 전체의 숙제임을 감안할 때 박 사장은 이 같은 우려를 흘려듣지 말았으면 한다. 재창조 프로젝트의 전제 조건은 박 사장 스스로 연임 포기를 선언하거나, 만년 적자에 허덕이도록 한 경영진도 책임을 지는 것이라는 지적은 설득력이 있다. ‘제 살’을 깎지 않는 혁신은 없다.
강성명·부산경남취재본부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