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체불임금 1400억]청년실업 영향… 전체 증가율의 3배 생활고로 대출받았다 빚에 짓눌려
신용회복위원회의 채무조정을 거쳐 빚 일부를 탕감받은 이 씨는 음식점 배달 사원으로 일하며 남은 빚 500여만 원을 갚아나가고 있다. 이 씨는 “100만 원가량의 월급으로는 당장의 생활비를 대기도 빠듯하다”고 말했다.
이 씨처럼 생활자금이 부족하거나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하는 20대 청년층이 늘고 있다. 신용회복위원회가 31일 발표한 ‘2016년 신용회복지원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7만9231명이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했다. 개인워크아웃 신청자는 2015년(7만6098명)에 비해 4.1% 늘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9만3283명) 이후 가장 많았다.
전문가들은 장기화하고 있는 청년 실업과 이에 따른 생활고가 청년층의 워크아웃 신청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년제 대학 졸업자의 고용률은 74.6%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듬해인 2009년(74.4%) 이후 가장 낮았다.
수년째 취업 전선에 뛰어들어도 정규직이 되지 못한 채 인턴만 전전하는 청년층도 적지 않다. 이들이 진 부채의 상당수는 학자금 대출이나 전월세 등 생활자금 대출이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정책실장은 “청년층이 고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는다면 부채 압박에 시달리는 청년층이 더욱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