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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마켓 뷰]中은 4차 산업혁명으로 달려가는데…

입력 | 2017-02-02 03:00:00

홍원호 KTB네트워크 상하이사무소장


 올해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전시회(CES) 2017(Consumer Electronics Show 2017)의 최대 화두는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인 ‘지능화’와 ‘융합’이었다. 산업 간 경계를 뛰어넘는 인공지능이 탑재된 자동차 및 가전제품 등은 본격적인 패러다임의 변화가 시작됐음을 보여줬다.

 이 행사에서 중국 기업들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혁신으로 무장한 약 1300개의 중국 기업은 드론, 로봇, 자율전기차 등의 부문에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또한 중국 스타트업은 주력 기술과 제품들을 선보이며 미래의 스타 기업으로서 미리 눈도장을 받았다.

 지금 중국은 첨단기술 강국을 꿈꾸고 있다. 18세기 영국이 선도한 증기기관, 19세기 미국이 이끈 전기와 대량 생산 및 20세기 컴퓨터와 인터넷은 세계를 제패한 원동력이 됐다. 중국은 혁신적인 신기술들이 세상의 패러다임을 바꿔 온 역사처럼,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해 세계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는 목표로 절치부심하고 있다. 늦은 근대화로 산업 패러다임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며 이류 국가로 전락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다.

 중국의 기술 굴기(굴起) 행보는 두려울 정도다. 미국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있지만,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 등 중국의 거대 정보기술(IT) 기업은 미국 기업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또한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해외 기술과 기업체를 사들이는 데도 적극적이다. 중국 가전업체 메이디(美的) 그룹은 지난해 7월 독일 로봇의 자존심으로 불리던 쿠카를 손에 넣었다. 중국하이난항공그룹(HNA)은 같은 해 2월 미국의 소프트웨어 기업 인그램마이크로를 사들였다. 덕분에 중국은 로봇, 드론, 전기차, 가상현실(VR) 산업의 상용화 부문에서 세계 1위에 올라 있다.

 물론 중국이 기술 굴기를 완성하기까지는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첨단 기술 제품의 상용화에는 성공했지만, 핵심 기술은 여전히 다른 국가에 비해 부족하다. 또한 굴뚝 산업, 제조업 등 기존 산업의 고도화를 생략한 채 곧바로 4차 산업혁명을 추진하다 보니 속도전에 따른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기술 굴기에 대한 의지만큼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정부와 기업도 한 몸처럼 움직이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는 논어에 나온 ‘갈 길은 멀지만 꼭 이뤄야 할 막중한 임무(任重而道遠)’란 표현이 4차 산업혁명과 함께 거론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중국이 어떤 성과를 낼지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홍원호 KTB네트워크 상하이사무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