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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알파고 vs 인간 특선보… 한 수에 7, 8초

입력 | 2017-02-03 03:00:00

○ 알파고 9단 ● 박정환 9단
1국 3보(26∼34)




 백은 상변 백을 두텁게 정리하면서 선수까지 잡았다. 미묘하게 백의 흐름이 흑보다 더 좋게 느껴진다. 물론 알파고는 이 차이를 수치화해서 자신의 승률을 계산하고 있었을 것이다.

 알파고는 백 26, 28로 실리를 취하며 집의 균형을 맞춘다.

 박정환 9단의 흑 29는 ‘알파고스러운’ 수.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의 최종국에서 쓴 수법으로 이후 부쩍 사용 빈도가 높아졌다.

 흑 33 대신 참고도 흑 1을 선수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알파고 바둑에선 지금까진 백 2를 손 빼는 경우가 없었다. 그런데 이후 흑의 수가 마땅치 않다. 흑 3 정도가 고작인데 백 4로 두면 응수가 마땅치 않다.

 여기서 박 9단은 또 한번 놀랐다. 알파고가 전혀 예상 못한 수를 둬 온 것. 백 34가 그것. 모양으로는 알파고가 평소 좋아하던 어깨 짚는 수. 하지만 보통 3선, 4선에서만 두던 어깨 짚는 수를 6선에서도 둔다는 것은 프로기사들이 상상하지 못하던 수다.

 백 34는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제한시간 1분에 30초 초읽기 5번인 초속기 바둑에서 알파고는 한 수를 두는 데 7, 8초를 넘기지 않았다. 박 9단은 백 34의 의미를 파악해 보고 싶지만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