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인왕을 수상한 넥센 신재영은 3번째 구종의 필요성을 느끼고, 올 겨울 포크볼을 집중 연마하며 시즌을 준비 중이다.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서드피치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모든 것이 처음이었다. 넥센 신재영(28)의 2016시즌이 그랬다. 30경기에서 15승7패, 방어율 3.90의 성적을 거두며 넥센의 토종 에이스로 급부상했고, 생애 한 번뿐인 신인왕까지 거머쥐었다. 야구를 시작한 이래 처음 맛본 기쁨이다. 위상도 몰라보게 달라졌다. 그 달콤함을 누구보다 잘 아는 신재영이기에,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한 노력을 쉬지 않고 있다. 제2의 변화구인 서드피치 만들기에 여념이 없는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신재영은 지난해 직구와 슬라이더의 2가지 구종으로 승부하는 ‘투 피치’ 투수였다. 시즌 막판 체인지업과 포크볼을 1~2개씩 섞어 던지긴 했지만, 완벽하게 만들어진 단계가 아니라 상대 타자의 노림수를 뺏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탁월한 제구력과 완급조절 능력이 있었기에 큰 어려움 없이 한 시즌을 버텼다. 신재영은 “그 2가지 구종을 정말 과감하게, 자신 있게 던졌다”고 돌아봤다.
넥센 신재영. 스포츠동아DB
신재영은 “주무기인 슬라이더의 장점을 살리는 데 집중하는 것이 우선이다”면서도 “겨울에 캐치볼을 하며 포크볼을 연마하기 위해 노력했다. 다행히 포크볼이 내 손에 잘 맞더라. 꾸준히 연습하면서 내 손에 잘 맞는 구종 하나를 장착해 준비하겠다. 좌타자를 상대로 자신 있게 많이 던질 수 있어야 한다. 서드피치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고 강조했다.
팀 내 입지도 지난해 이맘때와 견줘 크게 달라졌다. 지난해에는 1군에 진입하기 위해 동료들과 치열하게 경쟁했다. 올해는 확실한 선발투수로 자리 잡기 위해 자신과 싸워야 한다. 그럼에도 신재영은 ‘경쟁’이라는 키워드를 지우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어떻게든 1군에 진입하겠다는 생각만 했다. 올해도 경쟁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선발투수로 언급되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지만, 현실에 안주하지 않으려 한다. 이번 캠프에서 할 일이 정말 많다.” 그의 말 마디마디에 진심이 묻어났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