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대 암 발병 급증]국내병원들 정밀기술 속속 도입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이 유전체 맞춤 암치료를 위한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삼성서울병원은 지난해 양성자 치료를 시작했다. 이 치료는 수소 원자의 핵을 구성하는 양성자를 빛의 60%에 달하는 속도로 가속시킨 뒤 환자 몸에 쏘아 암 조직을 파괴하는 방식이다. 암세포를 죽인 후 방사선 에너지가 급격히 사라지는 ‘브래그 피크(Bragg Peak)’ 특성 때문에 다른 정상 세포가 손상되는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특히 항암치료로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받는 소아암 환자에게 효과가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브란스병원도 2020년까지 중입자 치료기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입자 치료기’란 탄소 등 무거운 원소의 중입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올려 암세포를 죽이는 기계로, 양성자 치료기보다 암세포 명중률이 3배가량 높다. 인체 내 장기의 20cm가 되는 지점에 도달해도 처음의 방사선 분포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은 ‘맞춤형 세포 백신’을 개발했다. 간암의 경우 수술 등 완치적 치료 방식을 이용해 암세포를 제거한다고 해도 재발률이 70%나 된다. 하지만 맞춤형 세포 백신은 암세포만 찾아내 제거하는 면역세포를 간암 환자 혈액에서 증식시킨 후 다시 환자에게 주입한다. 이 치료법을 통해 간암 재발뿐만 아니라 사망 위험까지 낮출 수 있다고 서울대병원은 강조했다.
로봇을 이용한 암 치료도 활발하다. 지난해 7월에는 암 치료 로봇이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발됐다. 전남대 박석호 교수 연구팀이 만든 의료용 마이크로 로봇은 항암제를 싣고 고형암(대장암, 유방암, 위암, 간암, 췌장암)에 접근해 치료할 수 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