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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만 찾아 파괴… 부작용 줄여

입력 | 2017-02-03 03:00:00

[20∼40대 암 발병 급증]국내병원들 정밀기술 속속 도입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이 유전체 맞춤 암치료를 위한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암이 만성질환화해 암 생존자가 늘어나는 데는 치료 기술의 발전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국내 병원들도 새로운 암 치료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해 양성자 치료를 시작했다. 이 치료는 수소 원자의 핵을 구성하는 양성자를 빛의 60%에 달하는 속도로 가속시킨 뒤 환자 몸에 쏘아 암 조직을 파괴하는 방식이다. 암세포를 죽인 후 방사선 에너지가 급격히 사라지는 ‘브래그 피크(Bragg Peak)’ 특성 때문에 다른 정상 세포가 손상되는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특히 항암치료로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받는 소아암 환자에게 효과가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브란스병원도 2020년까지 중입자 치료기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입자 치료기’란 탄소 등 무거운 원소의 중입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올려 암세포를 죽이는 기계로, 양성자 치료기보다 암세포 명중률이 3배가량 높다. 인체 내 장기의 20cm가 되는 지점에 도달해도 처음의 방사선 분포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아산병원은 인공장기 ‘오가노이드’를 통해 먼저 시험 치료를 시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환자별로 가장 높은 치료 효과를 보이는 항암제를 선택하는 ‘맞춤형 정밀 치료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오가노이드란 장기 주변 조직을 떼어내 만든 일종의 인공장기다. 환자마다 다른 암의 유전체 변이 특성을 비롯해 위, 대장, 간 등 개개인 장기 조직의 특성까지 반영해 암을 치료할 수 있다.

 서울대병원은 ‘맞춤형 세포 백신’을 개발했다. 간암의 경우 수술 등 완치적 치료 방식을 이용해 암세포를 제거한다고 해도 재발률이 70%나 된다. 하지만 맞춤형 세포 백신은 암세포만 찾아내 제거하는 면역세포를 간암 환자 혈액에서 증식시킨 후 다시 환자에게 주입한다. 이 치료법을 통해 간암 재발뿐만 아니라 사망 위험까지 낮출 수 있다고 서울대병원은 강조했다.

 로봇을 이용한 암 치료도 활발하다. 지난해 7월에는 암 치료 로봇이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발됐다. 전남대 박석호 교수 연구팀이 만든 의료용 마이크로 로봇은 항암제를 싣고 고형암(대장암, 유방암, 위암, 간암, 췌장암)에 접근해 치료할 수 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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