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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다니는 광고판, 박성현

입력 | 2017-02-03 03:00:00


 지난해 국내 필드를 평정한 ‘남달라’ 박성현(24)이 2017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진출을 앞두고 인기 상한가를 누리고 있다. 아직 ‘빅리그’에 뛰어들기 전이지만 쏟아지는 스폰서 계약만 보면 이미 성공한 듯하다. 그만큼 그를 향한 주위의 기대감은 하늘을 찌를 듯하다.

 박성현은 2일 LG전자와 2019년까지 3년 후원 계약을 마쳤다. 정확한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연간 3억 원 안팎의 파격적인 대우로 알려졌다. 박성현의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세마스포츠마케팅 측은 “박성현의 끊임없는 잠재력과 스타성이 인정받았다. LG전자의 초프리미엄 브랜드인 ‘LG 시그니처’의 로고를 달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부터 박성현은 거의 매주 한 건의 스폰서 계약을 성사시키고 있다. 좀처럼 여자 골프 선수를 후원하지 않던 대한항공이 박성현을 지원하기로 했다. 많은 짐을 갖고 장거리 이동을 해야 하는 골프 선수에게 항공사 후원은 큰 힘이 된다.

 박성현은 테일러메이드와 드라이버, 우드, 아이언, 캐디백 등 용품 계약을 했다. 테일러메이드코리아 원지현 마케팅 부장은 “승부사 기질과 포스가 박성현의 가장 큰 장점이다. 보이시한 스타일이면서도 귀엽고 친근한 여성미까지 지녀 반전의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박성현은 또 아우디를 수입해 판매하는 고진모터스와의 계약을 연장했다.

 이 밖에 의류(빈폴골프), 골프화(나이키), 공과 장갑(타이틀리스트), 벨트 등을 합하면 후원 계약 업체만도 8곳에 이르러 ‘움직이는 광고판’으로 불린다.

  박성현은 이와 별도로 하나금융그룹과의 메인 스폰서 계약도 눈앞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성현의 모자 정면을 차지할 ‘동반자’와의 계약은 현역 국내 여자 골퍼 중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현역 선수 중에는 신지애(5년간 연 15억 원), 김효주(5년간 연 13억 원)가 최고 대우를 받았다.

 이에 따라 박성현은 스폰서 계약금과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 등으로 연간 20억 원 넘게 벌어들일 것으로 추산된다. 물론 이번 시즌 받게 될 상금과 대회 초청료 등은 별도다.

 지난해 12월 27일 훈련 캠프가 있는 미국 올랜도로 출국한 박성현은 최근 하루 12시간의 강훈련을 소화하며 현지 적응에 집중하고 있다. 언어 장벽을 허물기 위해 일주일에 3회 현지 초등학교 여교사의 영어 개인 교습도 받고 있다. 박성현은 “한국에서 받지 못한 신인상을 LPGA투어에서 받는다면 아주 의미가 있을 것이다. 적어도 1승 이상 거두고 싶다”라고 말했다.

 박성현은 3월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HSBC 챔피언스 또는 그 다음 주 미국 애리조나에서 개막하는 파운더스컵을 통해 LPGA투어 데뷔전을 치를 계획이다.

 한편 지난해 LPGA투어에서 신인상과 최저타수상을 받은 전인지도 LG전자와 3년 후원 계약을 맺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