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에 비해 풍성한 금발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71)의 트레이드마크다. 이런 건강함을 유지해온 비결은 발모 효과가 있는 약품 등을 사용해왔기 때문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2일 보도했다.
이날 NYT는 1980년부터 36년간 트럼프의 주치의를 맡아온 해럴드 번스타인 박사(69)와의 인터뷰를 실었다. 박사에 따르면 트럼프가 복용하는 약물은 총 4가지. 이중엔 발모효과를 내는 프로페시아도 포함됐다. 이 약은 원래 전립선 비대증 치료목적으로 개발됐으나, 연구과정에서 모발성장 촉진효과가 있음이 밝혀져 발모제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트럼프는 이외에도 '딸기코'라 불리는 주사비(酒齄鼻) 증세를 치료하기 위한 항생제, 콜레스테롤과 혈중 지방질 수치를 낮추는 스타틴, 심장마비 위험을 줄이기 위한 아스피린 등을 복용하고 있다. NYT는 번스타인 박사에게 들은 내용에 대해 백악관에 확인요청을 했지만 백악관은 아무런 논평을 하지 않았고, 번스타인 박사가 여전히 진료를 맡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NYT는 또 "프로페시아 복용 사실로 트럼프의 PSA(혈중 전립성 특이항원) 수치가 낮은 이유에 관한 수수께끼도 풀렸다"고 전했다. 선거유세 기간이던 지난해 9월 번스타인 박사가 공개한 자료에는 트럼프의 PSA 수치가 낮아 전립선암 발병위험이 적다는 내용이 있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트럼프가 이미 전립선 암이나 비대증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것 아니냐는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결론적으로 프로페시아 영향 때문에 PSA 수치가 낮았던 것이다.
번스타인 박사는 수십 년 간 주치의를 맡고도 백악관의 '러브콜'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한 서운함도 드러냈다. 그는 "첫 부인부터 세 번째 부인 멜라니아까지 진료해왔다"며 "내가 '대통령 트럼프'의 주치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아직까지 백악관으로부터 연락을 받지 못했다며 불만을 표했다. 역대 미국 대통령 중 개인 주치의를 백악관에 데려간 대통령은 로널드 레이건과 조지 H W 부시뿐이다. 나머지는 모두 백악관 소속 주치의에게 진료를 받았다.
김수연기자 s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