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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삼성 그룹공채 폐지 계열사별로 뽑는다

입력 | 2017-02-04 03:00:00

이재용 부회장 청문회때 약속한 미래전략실 해체 첫 수순인 듯
재계 “채용인원 상당수 줄수도”




 삼성그룹이 다음 달 시작되는 상반기(1∼6월) 대졸 신입사원 공채를 처음으로 계열사별로 필요한 만큼 뽑기로 했다. 그룹이 주도해 계열사별 필요 인력을 집계한 뒤 전체 채용 인력을 조율하던 기존의 ‘그룹 공채’가 사실상 폐지되는 것이다.

 3일 삼성그룹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이전처럼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에서 채용을 총괄하지 않고 각 사에서 필요한 만큼 뽑도록 맡긴다는 기본 원칙을 세웠다”고 말했다.

 삼성이 계열사로 채용을 이관한 이유는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특검 수사로 올해 전체 그룹 경영계획을 아직 확정짓지 못한 이유가 가장 크다. 새로운 인력이 필요해 채용은 진행해야 하는데, 대학 졸업 시기와 일정을 맞추지 않으면 인재들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 출석해 약속한 미래전략실 폐지의 첫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래전략실이 공식적으로 해체되지 않았지만 계열사에 채용 권한을 이관함으로써 해체의 첫 수순을 밟게 된 셈이다.

 그룹이 손을 떼면서 전체 채용 인력은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은 지난 한 해 동안 대졸 신입 1만 명을 비롯해 총 1만4000여 명을 뽑았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이 나서지 않고 계열사들에만 맡기면 최대한 보수적으로 계획을 세우기 때문에 대졸 신입사원 채용이 상당수 줄어들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그룹에서 채용을 총괄하면 통상 청와대와 이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전체 수가 늘어나기 마련인데, 올해는 탄핵 정국이라 그 과정도 생략됐다.

 채용 일정도 특검 수사 여파로 예년보다 1, 2주씩 늦춰진다. 삼성은 지난해 3월 14∼21일 그룹 채용 사이트에서 원서를 접수해 4월 17일 삼성 직무적성검사(GSAT)를 치렀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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