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 특별취재반 이끈 사토 기자
‘2030년에는 연간 47만 명이 죽을 장소를 찾지 못하는 임종 난민이 될 수 있다.’
“아무도 임종에 대해서는 생각하려 하지 않습니다. 죽을 장소를 못 찾는 난민이 대량 발생한다니, 상상하기 끔찍하죠. 하지만 불과 10년 안에 닥칠 현실입니다.”
그는 ‘2025년 문제’에는 사회보장비 팽창과 의료 및 간병 인력 부족이란 두 가지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대책을 찾기 위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의사회 등이 본격적으로 움직인 것은 불과 최근 일이다. 그중에서도 가나가와 현의 요코스카 시는 비교적 빠른 2011년부터 지자체와 의사회, 병원이 중심이 돼 ‘재택요양연대회의’를 세우고 대책을 논의해 왔다. 그 중심인물이 이번에 동행 취재를 허락한 지바 준 원장이다.
사토 기자는 “요코스카 같은 ‘선진적인 지역’은 매우 드물다”며 “후생노동성이 ‘모델케이스가 될 것’이라고 평가해 줄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사회 전체가 죽음에 대한 태도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일본의 의료는 연명치료를 이어가는 경향이 큰데, 대부분 본인은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가족이 결정하거나 의사들이 혹시 모를 소송을 우려하며 연명치료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사토 기자는 “스스로 음식을 삼키지 못해 위에 구멍을 뚫어 영양을 공급하는 위루(胃瘻)로 연명하는 환자만 40만∼50만 명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일본에 ‘리빙윌(living will)’에 대한 법적 장치가 없는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리빙윌은 ‘생전유서’, 혹은 ‘존엄한 죽음을 위한 선언서’를 뜻한다. 치료가 불가능하고 죽음이 임박할 경우에 대비해 연명치료에 대한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이에 따른 모든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고 서명해 두는 것이다.
“이런 씨앗들을 큰 나무로 키워 나가야 합니다. 2025년 문제를 조금이라도 덜 공포스러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지금 움직여야 합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