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경
설 연휴를 기회 삼아 책의 향기 지면의 구성, 디자인, 내용을 개편했습니다. 이제는 10년 전과 달리 서점에서 신문 책면 진열대를 만나기 어려운 세상이 됐습니다. 개편의 목표는 딱 하나였습니다.
‘읽는 이의 시선을 어떻게든 잠시라도 붙잡아 보자.’
첫째 면 상단에 새로 마련한 ‘책꽂이 첫 칸’을 통해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곁에 가까이 두고 즐겨 읽는 책을 한 권씩 추천받아 소개합니다. 고전이든 신간이든 ‘바로 지금 이 시기에 이 땅 위의 사람들과 두루 함께 읽고 싶은 책’에 대한 답을 청할 것입니다.
둘째 면 상단의 ‘밑줄 긋기’에는 문학 신간 가운데 책의 향기 팀 기자들이 인상 깊게 읽은 한 줄을 옮겨 적겠습니다. 그 한 줄을 품은 책에 대한 궁금함을 끌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귀한 문장을 찾겠습니다.
한 주의 책의 향기 제작 후기인 ‘잔향’에 작은 그림을 입혀줄 일러스트레이터 오연경 씨, 지면 간판과 꼭지별 표제 이미지를 공들여 만들어준 익명의 디자이너 K 씨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잔향이라는 제목에 한자를 병기할지 아니면 한글로만 할지 꽤 오랫동안 고민했습니다. 잔향(殘響)으로 읽혀도 좋겠다 싶어 한글만 쓰기로 했습니다. 음악은 잔향(殘響)의 존재 덕에 완성되고 커피는 잔향(殘香)으로 인해 온전해진다 믿습니다.
어쩌다 드물게 만나는 그런 고마운 순간과 닮은 책을 찾아 담아낼 수 있도록 애쓰겠습니다. 실물의 책을 향한 길 위에서 믿고 읽을 수 있는 지도로 사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손택균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