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화 아이스하키 대표 맷 달튼
한국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골리 맷 달튼이 이달 9일부터 시작되는 ‘KB금융 유로아이스하키 챌린지’를 앞두고 3일 경기 고양 어울림누리 아이스하키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달튼이 합류한 한국 대표팀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양=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아이스하키에서는 골리가 에이스 역할을 한다. 빗발치는 슛을 막아내는 게 골리의 역할이다. 김정민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홍보팀장은 “스피드가 빨라진 현대 아이스하키에서는 골리의 비중이 60% 이상 될 것”이라고 했다.
내년 평창 겨울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슈퍼 에이스를 보유하고 있다. 파란 눈의 태극전사 맷 달튼(31·안양 한라)이 주인공이다. 캐나다 출신인 달튼은 지난해 4월 특별귀화를 통해 대한민국 시민권을 획득한 뒤 한국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든든한 수문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야구공을 들어 보이고 있는 맷 달튼.
골리를 하는 데 야구 선수 경험이 큰 도움이 된다고도 했다. 아이스하키 선수의 슬랩샷 스피드는 종종 시속 170km가 넘는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아롤디스 차프만(뉴욕 양키스)의 최고 스피드(170km)를 능가한다. 달튼은 “포수는 투수가 던질 곳을 알지만 골리는 상대 공격수가 어디로 퍽을 칠지 모른다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두 포지션 모두 손과 눈의 협업이 중요하다. 포수로 뛰면서 공을 잡는 느낌을 알았던 게 지금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달튼은 아이스하키 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서 뛰어 본 적이 없다. 2009년 보스턴 브루인스와 계약한 뒤 2010년 대기선수로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게 전부다. 결국 NHL에서는 한 경기도 뛰지 못한 채 세계 2위 리그로 꼽히는 러시아하키리그(KHL)로 이적했다. 소치 겨울올림픽이 열린 2014년 러시아에서 선수 생활을 하던 그는 또 다른 꿈을 꾸게 됐다. 바로 올림픽 출전이었다. 그 후 한국과 인연이 닿아 귀화한 그는 한국을 대표해 평창 겨울올림픽에 출전하게 됐다. 그는 “아직 올림픽에 나간다는 실감이 잘 나질 않는다. 하지만 10년 뒤 뒤돌아볼 때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후회도 남기지 않도록 모든 걸 불태울 것”이라고 했다.
백지선 대표팀 감독은 달튼의 실력에 대해 “기록이 모든 걸 말해준다”고 했다. 아이스하키 아시아리그에서 그는 올 시즌 40경기에 출전해 평균 실점 1.68에 세이브 성공률 0.940을 기록하고 있다. 평균 0.900이고 0.920을 넘으면 특급 수준이다. 안양 한라가 리그 1위로 정규시즌 우승을 목전에 두고 있는 배경에는 골대를 책임지는 달튼의 존재가 절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