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불거진이후 처음 만나… ‘비선 폭로’ 이성한도 증인으로 나와
고 씨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리는 최 씨와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8·구속 기소)의 속행 공판에서 증언을 하게 된다. 앞서 지난달 17일과 25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에도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출석하지 않았다.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던 고 씨는 최근 서울중앙지법 재판부에 증인 출두 의사를 밝혔다.
최 씨의 최측근으로 활동했던 고 씨는 롯데 관계자들을 만나 K스포츠재단에 추가 출연을 요구한 사실이 있다. 또 최 씨의 도움을 받아 ‘빌로밀로’라는 가방 사업을 운영했고, 박 대통령이 이 가방을 공식 행사에 자주 들고 다녔다. 하지만 최 씨와 사이가 틀어진 뒤 서울 강남구 최 씨의 의상실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찍은 영상을 언론에 제보했다.
또 탄핵심판에서 박 대통령 측 대리인단의 이중환 변호사는 “이 사건의 발단은 최순실과 고영태의 불륜”이라며 “최순실과 대통령의 관계를 알게 된 일당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다가 실패하자 일부 언론과 정치권에 사건을 악의적으로 왜곡 제보함으로써 완전히 다른 사건으로 변질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고 씨의 대학 동문인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41)은 법원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최 씨와 고 씨에 대해 “사장과 직원의 수직적 관계였다”고 말했다.
이렇게 한때 ‘한 몸’처럼 움직이다 등을 돌리게 된 두 사람은 6일 재판에서 치열하게 다툴 가능성이 높다.
고 씨는 최 씨가 박 대통령과 얼마나 밀접한 관계였는지를 입증하는 증언을 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2월 국회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선 최 씨가 박 대통령의 옷값을 대납했다고 증언했다. 앞서 최 씨는 지난달 31일 재판에서 측근이었던 박헌영 K스포츠재단 부장(39)이 불리한 진술을 쏟아내자 격앙된 목소리로 재판부에 “저에게도 변론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었다.
이날 재판에는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45)도 증인으로 출석한다. 이 전 사무총장은 지난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최 씨가 비선 모임을 운영했고, 거의 매일 청와대로부터 30cm 두께의 자료를 건네받아 검토했다”고 폭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