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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민심 업은 새누리 “문재인, 혁명 선동”

입력 | 2017-02-09 03:00:00

朴대통령 대리인 손범규 前의원
“여당, 탄핵기각 위해 지원해달라”… “심판 늦춰질수록 보수 결집 유리”
새누리도 적극 화답, 야권에 반격




야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 압박에 새누리당이 적극적으로 반격하는 건 촛불집회 못지않게 많은 수가 모이는 보수 성향 태극기집회로 자신감을 되찾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박 대통령 탄핵심판 대리인 중 한 명인 손범규 전 의원(사진)은 8일 새누리당을 향해 노골적으로 “탄핵 기각에 앞장서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국회 소추위원단은 연일 야당의 공중폭격 지원을 받으며 전투를 하는데, 대통령 대리인단은 여당으로부터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한다”며 “(새누리당이) 헌재의 구성 문제나 소추위원의 권한 범위 등에 대한 의견을 내야 하지 않느냐”고 했다. 손 전 의원은 5일 ‘심판 기간이 길어질수록 박 대통령에게 유리하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새누리당은 적극 화답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겨냥해 “당장 대선이 있을 것처럼 판을 키우고선 갑자기 탄핵이 기각될 수 있다는 ‘탄핵 위기론’을 내세워 당내 토론회조차 거부하고 있다”며 “올해 대선은 언제 열릴지 모른다. 미리 예단해 탄핵 인용만이 정의라고 호도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김성원 대변인도 논평에서 “(야권은) 분노정치, 선동정치 같은 삼류 구태정치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인제 전 의원은 “야당의 유력 후보가 탄핵이 기각되면 혁명밖에 없다고 위협한다”며 “광장의 혁명은 대한민국 헌법을 파괴하자는 것이다. 새누리당이 투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의원은 태극기집회를 두고 “광복 이후 정통 보수 세력이 이렇게 들고 일어난 것은 처음”이라며 극찬하기도 했다.

이날 새누리당 의원 연찬회에선 친박계 김진태 박대출 의원 등이 다른 의원들을 향해 “왜 태극기집회에 나오지 않느냐”고 쏘아붙였다고 한다. 당원권 정지 1년 징계 조치를 받은 윤상현 의원은 9일 태극기집회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토론회를 연다.

당내 대선 주자인 원유철 안상수 의원은 탄핵심판을 한 달여 앞두고 다시 ‘4월 퇴진, 6월 대선’과 같은 ‘질서 있는 퇴진론’을 주장하고 있다. 여기엔 탄핵심판이 지연되고 대선이 늦어질수록 보수 세력 결집에 유리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새누리당의 한 중진 의원은 윤상현 조원진 의원 등을 거명하며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인사들이 태극기집회에 나가 탄핵 기각을 공개적으로 주장하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수 결집보다 야권 결집만 돕는 반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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