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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퇴임후엔 ‘8인 재판부’로 선고 어렵다”

입력 | 2017-02-09 03:00:00

이정미 재판관 ‘퇴임前 결론-퇴임후 선고 참여’ 가능할까
“3월 13일 전 선고 이뤄져야 이름 올릴 수 있어” 속결 의지




野3당 대표 “헌재, 탄핵심판 3월 13일까지 인용을” 8일 국회에서 야 3당 대표 회동을 가진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운데)와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왼쪽),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인용 결정 등을 헌법재판소에 촉구한 뒤 손을 맞잡고 결의를 다지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헌법재판소는 이정미 헌재 소장 권한대행이 퇴임하는 3월 13일 이전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끝내려고 한다. 박한철 전 헌재소장 퇴임에 따른 ‘8인 재판부’ 체제에서 이 권한대행까지 퇴임해 재판관이 7명으로 줄면 탄핵 여부 결정의 정당성이나 공정성에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법조계 일각에선 퇴임 이후에도 이 권한대행을 포함한 ‘8인 재판부’의 탄핵심판 선고가 가능하지 않느냐는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퇴임일인 3월 13일 밤 12시 전에 이 권한대행이 참여하는 평의가 열려서 표결이 이뤄지기만 하면 그 이후에 표결 결과를 반영한 선고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평의는 재판관 전원이 참석해 각자 의견을 밝히고 표결을 하는 마지막 회의다.

이런 의견이 나오는 배경은 22일까지 5차례의 증인신문 기일이 남아 있고, 이후 1차례 최종 변론기일을 잡아야 하는 등 남은 일정이 워낙 빡빡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종 변론기일 직후 박 대통령이 직접 헌재에 나가 해명을 하겠다며 추가 날짜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헌재 안팎에서는 “3월 13일 이후로 선고가 미뤄지면, 퇴임한 이 권한대행이 선고에 참여하는 것은 법리적으로 옳지 않고 현실적으로도 어렵다”고 보고 있다.  헌재에서 재판관이 퇴임 후 선고하는 사건의 평의에 참가해 투표에 참여하고 결정문에 이름을 올린 사례가 일부 있기는 하다. 이런 사건들은 민사소송법 절차에 따라 이뤄진 헌법소원 등이다.

하지만 탄핵심판은 민사소송법이 아니라 형사소송법 절차를 따르도록 돼 있다. 형사재판은 선고일 기준으로 재판부에 소속된 법관만 선고에 참여할 수 있다. 따라서 이 권한대행은 퇴임하는 3월 13일 이전 탄핵심판 선고에만 참여할 수 있다.

만약 이 권한대행이 평의에 참여하고 퇴임한 뒤 일부 재판관이 기존 의견을 바꾸겠다며 다시 평의를 열자고 요구하면 막을 수 없다. 이 경우 결국 최종 결정은 이 권한대행이 빠진 ‘7인 재판부’가 하게 된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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