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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자 경제] 초등학생만도 못한 농림부의 통계 해석

입력 | 2017-02-10 15:11:00


97.5%라던 구제역 백신 항체 형성률이 터무니없이 낮은 걸로 나왔다. 농림축산식품부의 해명은 이랬다.

“항체 형성률이 90%라는 말은 농가의 90% 정도가 백신을 접종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일종의 정책수용률로 봐야 한다.”

정부가 백신 정책을 펴고 있고, 농가마다 항체 있는 소가 1마리는 있으니 어쨌거나 정부 말을 듣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항변이다. ‘항체 형성률’이 ‘항체가 형성된 비율’이 아니라 ‘정책을 받아들인 비율’이라는 농림부의 해석을 납득할 수 있을까.

청와대가 대통령 지지율이 97.5%라고 발표해놓고, “여기서 ‘지지율’은 대통령 개인에 대한 선호가 아니라 국가수반으로 인정하는, 즉 ‘국가 수용률’로 봐야 한다.…”고 해명한다면 어떻게 될까. 실제 상황이라면 이런 코미디가 없을 것이다.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이 수학 시간에 꺾은선 그래프를 배웠다. 우상향하는 그래프를 해석하는 문제를 보고 아들은 ‘10년 뒤엔 지금보다 증가합니다’라는 답을 골랐다. 통계는 초등학생들도 아는, 현실진단과 예측의 기본이다. 농림부의 통계 해석 능력이 초등학생만도 못해서야 되겠는가.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