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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의 눈]온라인 광고시장 성장과 유튜브

입력 | 2017-02-13 03:00:00


이상우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

전 세계적으로 온라인 광고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2015년 전체 광고시장에서 온라인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대비 평균 약 18%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소수의 사업자가 온라인 광고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IAB(Interactive Advertising Bureau)의 조사에 따르면 2016년 3분기 기준 미국 온라인 광고시장의 수익 증가분 약 29억 달러(약 3조4000억 원) 가운데 구글이 54%, 페이스북이 45%를 차지하고 있다. 구글과 페이스북이 온라인 광고시장을 주도하는 데에는 온라인 동영상 광고시장의 성장이 큰 몫을 하고 있다. 이마케터 조사에 따르면 유튜브의 미국 내 광고 순이익은 약 30억 달러(약 3조5000억 원)로 추정되는데, 이는 미국 전체 온라인 동영상 광고시장의 약 20%에 해당된다.

국내 상황은 어떠한가. 나스미디어의 ‘2016년 모바일 앱 결산자료’에 따르면 구글 유튜브 앱의 월평균 순 방문자수(UV)는 2000만 수준으로 카카오톡 앱에 이어 2위다. 3위를 네이버 앱이 차지하고 있다. 유튜브가 단일 서비스로서 이미 포털 서비스의 이용률을 넘어선 것이다. 페이스북도 중간 광고를 테스트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글로벌 사업자들이 국내 온라인 광고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시장에서 유튜브나 페이스북의 매출을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 일부 컨설팅 회사의 자료를 바탕으로 짐작만 할 수 있을 뿐이다. 지난해 국내에서만 유튜브가 3000억 원 이상의 수익을 거뒀을 것이라는 보도도 있다. 이게 사실이라면 유튜브는 국내 모바일 동영상 광고시장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 온라인 동영상 시장에서 글로벌 사업자들의 매출액 비중이 높다는 것이 왜 중요한가. 이는 최근 국내 광고시장에서 일고 있는 독과점 이슈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함이다.

국내 광고시장에서 특정 포털 사업자의 성장세는 경쟁 기업들과 정책 당국으로부터 광고 독과점의 우려를 낳고 있고, 그간 규제가 없었던 광고시장에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광고시장에 대한 규제를 논할 때에는 여러 가지 사항을 따져봐야 한다. 광고시장을 어떻게 획정해야 할 것인지, 독점 여부를 어떻게 가려낼 것인지, 규제의 대상에 글로벌 사업자들까지 포함시킬지…. 따져볼 사항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글로벌 사업자들의 지배력이 높아지고 있는 국내 온라인 광고시장을 고려해 본다면, 글로벌 사업자를 배제한 채 국내 사업자들만을 대상으로 시장을 획정하고 규제를 적용한다면, 자칫 국내 사업자들에 대한 역차별 논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다가올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미디어 환경은 국가가 보호해 줄 만큼 녹록하지 않다. 끊임없이 혁신하고 변화를 선도해 시장을 창출해 내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정책당국도 글로벌 사업자를 배제한 채, 국내 사업자들 간의 광고시장 파이 나누기 논쟁에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된다. 그보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국내 미디어 사업자들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힘써야 할 것이다.

이상우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