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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광장 vs 태극기 광장… 정치권, 헌재 흔들기

입력 | 2017-02-13 03:00:00

주말집회에 대거 참여




탄핵 찬성-반대 강추위 속 힘겨루기 1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15차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조기탄핵’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고 있다(위쪽 사진). 같은 날 서울 청계광장에 모인 제12차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탄핵 무효’를 외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11일 서울 도심과 전국 곳곳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가 열렸다. 강추위에도 열기가 수그러들기는커녕 일주일 전보다 더 많은 사람이 집회에 참가했다. 특히 정치권 인사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맞불에 기름을 부었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는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대선 주자가 총출동했다. 추미애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를 비롯해 현역 의원 60여 명이 참석했다. 문재인 전 대표,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 등 대선 주자들도 광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앞서 민주당은 “정월대보름을 맞아 보름달보다 더 밝은 민심의 촛불이 켜져야 한다”며 총동원령을 내린 바 있다.

추 대표는 “탄핵은 완수돼야 한다. 우리는 국민주권을 따르는 길을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촛불집회 참여 독려가 헌법재판소 압박이라는 여권 일각의 비판에 “석고대죄해야 할 새누리당의 허무맹랑한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문 전 대표도 “대통령의 조속한 탄핵을 바라는 국민들의 마음에 다시 광화문에 모였다”며 “박 대통령이 검찰 수사 거부에 이어 특검 조사까지 거부한 건 용납할 수 없으며 헌법 질서를 무시한 처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시장은 집회 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탄핵이 기각되면 승복 못 한다”며 “국민의 뜻을 저버린 결정이라면 불복하고 끝까지 퇴진 투쟁해야 한다”는 글을 남겼다. 민주당은 18일 촛불집회에도 다수의 의원을 참석시킬 계획이다.

광주 촛불집회에도 야권 인사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민주당 소속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 천정배 전 대표, 국민주권개혁회의 손학규 의장 등은 동구 금남로 집회에 참석해 촛불을 들었다. 안 지사는 “주권자가 외치는 광장의 함성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낼 때 우리는 이 혼란과 갈등을 치유할 수 있다”며 “개혁을 향한 여러분의 목소리에 언제나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탄핵 반대 집회의 분위기도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이날 서울광장 일대에서 열린 태극기집회에는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윤상현 의원은 “탄핵 주장 세력들에게 정권을 맡기면 안 된다”며 “애국시민들이 대한민국을 끝까지 지켜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김진태 조원진 이우현 박대출 전희경 의원 등도 함께했다. 김 의원은 집회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제 판 뒤집어졌습니다”며 여론 흐름이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대선 주자인 이인제 전 의원은 집회 참가자들과 함께 대한문 일대에서 4km가량 행진했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청계광장 집회 연단에 올라 “청와대 앞에서 단두대를 메고 다니고, 대통령 근처에서 상여를 메고 다니는 게 자유 대한민국이냐”며 “잔인무도한 폭도, 박 대통령을 탄핵하려는 국회를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양측이 추산한 집회 참가자 규모는 약 290만 명(촛불집회 80만6000명, 태극기집회 210만 명). 양측의 집회는 팽팽한 긴장감 속에 진행됐지만 우려했던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여야의 자제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새누리당 대선 주자인 원유철 의원은 12일 “극단적인 대결 양상이 펼쳐져 헌재의 심판 결정 이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각 정당과 대선 주자에게 탄핵 심판 결정에 승복을 약속하는 내용의 합동서약을 제안했다.

김배중 wanted@donga.com·신진우·한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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