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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탐지 어려운 ICBM’ 한발 더 갔다

입력 | 2017-02-14 03:00:00

[이슈분석]신형 고체연료 중거리탄도미사일 ‘북극성-2’
北 “요격회피 기동 시험” 사드 흔들기 노림수
백악관, 강경대응 예고… 오늘 안보리 긴급회의




“언제 어디서든 쏜다” 무한궤도형 이동발사대 첫 공개 북한이 전날 쏘아올린 ‘북극성-2형’ 탄도미사일 발사 장면(오른쪽 사진)을 북한 매체가 13일 공개했다. 김정은(왼쪽 사진 점선 안)이 발사 현장인 평안북도 구성시 방현비행장에 머무르며 무한궤도형 이동식 발사차량에 탑재된 미사일을 지켜보는 모습도 전했다. 북측은 이 미사일의 요격 회피 기동 능력도 시험했다고 밝혀 안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 출처 노동신문


북한이 전날(12일) 발사한 미사일은 고체연료를 쓴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이라고 군 당국이 13일 밝혔다. 지난해 8월 발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북극성)을 토대로 사거리를 늘려 개발한 것으로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고체연료 미사일은 액체형보다 발사 징후 탐지가 어렵고 엔진을 다발로 묶어 클러스터로 만들면 사거리 연장이 가능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도 더 다가간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은 SLBM 발사에 사용되는 ‘콜드론치(cold launch·냉발사체계)’를 지상 발사에서 처음 선보여 안정적인 발사가 가능하다는 점도 과시했다. 북한은 이 미사일에 ‘북극성-2형’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또 이번 발사 현장에서 탱크 형태의 ‘무한궤도형 이동식발사차량(TEL)’이 최초로 포착됐다고 군은 전했다. 북한은 그동안 바퀴가 달린 차륜형 TEL을 사용해 왔다. TEL은 금수 품목으로 북한이 수입할 수 없다. 외교 당국자는 “대북제재에 구멍이 있을 수 있고 무한궤도형 TEL을 북한이 자체 생산했다 해도 문제”라고 말했다.

앞서 군은 12일 북한이 쏜 미사일을 ‘노동급’으로 추정했다가 ‘무수단급 개량형’으로, 13일에는 다시 ‘신형 IRBM’으로 바꿔 말해 혼선을 초래했다. 이날 북한이 ‘요격 회피 기동’ 능력을 시험했다고 주장함으로써 찬반이 엇갈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도 재점화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를 상대로 ‘떠보기’에 이어 ICBM 발사 등 추가 도발을 일으킬 경우 북-미 간 ‘강(强) 대 강’ 충돌로 갈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스티븐 밀러 백악관 수석정책고문은 CBS방송에서 “조만간(very soon) 또 다른 신호를 북한에 보낼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이런 긴박한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 여부를 놓고 여론이 갈가리 찢긴 한국이 김정은의 ‘위험한 게임’에 제대로 대응해 나갈 수 있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이번 도발은 국제사회가 엄중하게 받아들이는 새로운 단계의 도발”이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가 14일 오전(한국 시간)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유엔 안보리가 내놓을 수 있는 결과물은 언론 성명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과 러시아 외교 당국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에 분명히 반대한다”고 말하기는 했지만 이들이 소극적 태도로 나오면 언론 성명조차 제때 채택되지 않을 수 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북한에 영향력을 가진 중국에 대해 “책임 있는 상임이사국으로서 건설적인 대응을 요구한다”고 압박했다. 16일부터 독일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에서 북한 관련 결과물을 내야 하는 점도 숙제가 됐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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