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은 11년이 흐른 뒤인 2013년 4월 채널A에 출연해 “이제는 공소 시효가 지나 말을 할 수 있다”고 입을 뗐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에게 노무현을 대통령후보로 만들어야 한다고 수십 번 얘기하고 열심히 설득한 끝에 김 대통령으로부터 ‘노무현이 후보가 되고 대통령이 되면 좋겠다’는 말을 받아냈다”고 털어놨다. ‘그의 말을 신뢰할 수 없다’, ‘노풍(盧風·노무현 바람)을 평가절하한 것 아니냐’는 뒷말도 나왔다.
▷호남은 지난해 4·13총선에서 부산 출신인 안철수가 이끄는 국민의당에 표를 몰아줘 일약 원내 3당으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광주 8곳에서 전패했고 호남 전체 28곳 중 3곳만 겨우 건졌을 뿐이다. 호남에서 참패한 민주당은 야권의 적통(嫡統)마저 빼앗기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들었다. 친문(친문재인) 패권주의를 비판하고 당을 박차고 나간 ‘호남의 사위’ 안철수의 손을 들어준 호남 민심이 지금도 그때만큼 애착을 갖고 있는지 모르겠다.
최영해 논설위원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