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레이션 김수진 기자 soojin@donga.com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 조직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1985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시험관 아기를 성공시킨 문신용 전 서울대 병원 산부인과 교수가 2013년 은퇴하면서 한 언론과 인터뷰할 때 했던 이야기다. 전 세계 리더십 교육 방법론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이해관계자 중심의 코칭을 개발한 리더십 사상가 마셜 골드스미스는 이렇게 말한다.
“변화를 원치 않는 사람을 굳이 애써서 변화시키려 하지 말라. 서로에게 시간 낭비다.”
‘진정성 리더십’이란 말이 있다. 이 말은 결국 리더십 강사나 이론이 정해준 것 말고 스스로 되고 싶은 리더의 상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이를 위해 노력하라는 말이다. 나의 리더십을 개선하고 싶다면 리더십에 대한 책을 보거나 강의를 듣기 전에 예전 내 상사 중에 내가 존중할 만했던 리더십을 보여준 사람들이 누구인지를 떠올려 보자. 역사 속 인물도 좋지만 가능하면 내가 직접 경험했던 선배, 교사, 상사들 중에 찾아보자. 왜 나는 그들의 리더십 스타일을 좋아했을까.
의사 결정이 빨라서 그랬을 수도 있고, 직원들을 공정하게 대해서 그랬을 수도 있다. 소통이 민주적이어서 그랬을 수도 있고, 괜한 야근을 시키지 않아서 좋았을 수도 있다. 무엇이든 좋다. 비자 인터내셔널의 창립자인 디 호크는 리더십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누군가 당신에게 했던 것 중 제일 싫었던 것의 리스트를 만들어라.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이것을 절대 하지 마라. 누군가 당신에게 했던 것 중 당신이 좋아했던 것들의 리스트를 만들어라. 그리고 앞으로 다른 사람에게 늘 그것을 하라.”
이처럼 내가 경험했던 다른 사람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나만의 리더십 리스트나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이제 그 리스트를 보면서 내가 1년 동안 변화하고 싶은 것이 눈에 띄는지 살펴보자. 그중에 하나만 고르자. 리더십이란 나의 행동과 태도에 대한 것인데, 1년에 하나만 변화시키기도 힘들다.
나는 리더십과 관련해 별로 원하는 변화가 없다고? 그럼 고민할 필요 없다. 그대로 살면 된다.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이미 좋은 리더이거나 아니면 변화하지 않은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게 되거나.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 조직 커뮤니케이션 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