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운동 시절 야당은 당사를 구하지 못해 발을 굴렀다. YS 총재 때도 통일민주당은 1985년 서울 서부역 근처 중림동의 한 건물을 김무성 당시 총무국장이 타인 명의로 계약해 간신히 당사를 확보할 수 있었다. 김대중(DJ) 총재가 1987년 창당한 평화민주당은 세를 낸 여의도 대하빌딩 입주 날 국가안전기획부의 훼방으로 엘리베이터가 작동을 안 해 직원들이 계단을 오르내리며 짐을 날라야 했다. 이듬해 마련한 평민당 마포당사는 DJ가 은행 대출 12억 원을 받고 나머지는 전국구 의원들이 댔다.
▷YS 대통령 시절 신한국당이 1997년 10월 300억 원을 들여 여의도에 신축한 중앙당사 건물은 지상 10층, 지하 6층의 호화 당사였다. 하지만 ‘대세론’을 몰고 다니던 이회창은 1997년 대선에 이어 2002년에도 패배한다. 2002년 대선 뒤 한나라당은 재벌의 정치자금을 받은 ‘차떼기 당’으로 낙인찍혀 여의도 중앙당사는 매각하고 천안연수원을 국가에 헌납해야 했다.
최영해 논설위원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