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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알파고 vs 인산 특선보… 두 칸 벌림

입력 | 2017-02-16 03:00:00

○ 김지석 9단 ● 알파고 9단
2국 1보(1∼17)




커제 박정환 9단이 모두 2연패를 당하는 것을 본 김지석 9단이 알파고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흑 5처럼 두 칸 벌리는 굳힘은 실리 위주의 현대포석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물었는데 알파고가 애용하고 있다.

알파고는 참고도 흑 1의 날일자로 지키면 백 6으로 어깨 짚어오는 수를 싫어한다. 바꿔 말하면 백 번일 때는 백 6을 매우 좋아한다는 것이다. 박정환 9단과의 대국에서도 그랬다. 따라서 백 6을 피하기 위한 굳힘이 실전 흑 5다.

흑 7의 협공에 김 9단은 귀로 침입하는 간명한 수 대신 중앙으로 한 칸 뛰어 나갔다. 두터움을 계산해낼 줄 아는 알파고에게 두터움을 허용하는 것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흑 13은 일종의 응수타진. 백 14를 기다려 흑 15로 상변을 지킨다. 눈목자가 아닌 두 칸 벌림이다. 흑 5와 같은 맥락이다. 알파고는 이 대국의 콘셉트를 ‘두 칸 벌림’으로 잡은 듯하다. 백 16의 가일수는 정수. 손을 빼면 A로 붙여 대형 패를 만드는 수단이 있다. 백이 패에서 지면 큰 타격을 입는다. 이런 뒷맛이 남아 있으면 백은 어디서도 제대로 싸울 수가 없다. 선수를 잡은 알파고는 유유히 흑 17로 걸쳐간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