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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김정남 “나는 오늘내일 죽을지 모른다” 4년전 싱가포르서 술취해 토로

입력 | 2017-02-16 03:00:00

술집 옆자리에 있었던 목격자 증언… “말레이시아 1년에 한 번씩 방문, 무비자 입국 가능해 휴양차 자주 와”
탈북자들 “무기-마약거래 위해 간듯”




피살된 김정남이 수년 전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죽음을 암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마카오에 주로 체류하면서도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를 주기적으로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말레이시아 현지에서는 김정남의 방문 목적을 놓고 마약이나 무기 거래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 체류 중인 A 씨는 15일 채널A와의 전화 통화에서 “3, 4년 전 주재원으로 있을 때 싱가포르의 한 술집에서 김정남을 목격했다”며 “김정남이 술에 취해 ‘나는 오늘내일 죽을지 모른다’고 술집 사장에게 말하는 걸 봤다”고 전했다. 2012년 김정남이 테러 위협을 받고 얼마 지나지 않은 때로 위협을 크게 느끼고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 술집은 김정남이 자주 찾은 곳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 차이나타운 근처에 있고 여성종업원들이 서빙을 보는 곳이다. 지금은 폐업한 상태다. A 씨에 따르면 당시 김정남은 혼자 술집을 찾았다. A 씨는 김정남과 동석하지 않았지만 바로 옆 테이블에서 그를 지켜봤다. A 씨는 “김정남이 술집에 있는 아가씨들 몇 명과 함께 꽤 오랜 시간 많은 술을 마셨다. 김정남이 대화를 주도했다”며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김정남은 당시 북한이 아닌 서울 말투를 사용했다. 그동안 김정남은 수차례 언론에 포착될 때 줄곧 북한 말투를 쓰지 않고 서울 말투를 사용해왔다. A 씨는 “(언론에 보도된) 사진과 너무 똑같아 오히려 내가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한인회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김정남이 말레이시아를 1년에 한 번씩은 왔다”고 말했다. 김정남은 마카오에 주로 거주하면서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등 근처 국가를 떠돌아다니며 생활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정남이 2014년 1월 일본 정부와 언론에 포착된 곳도 쿠알라룸푸르의 한국 식당이었다. 말레이시아와 북한은 비자 없이 상대 국가를 방문할 수 있다.

한인회 관계자는 김정남의 말레이시아 방문 목적에 대해 “휴양 목적으로 오는 것으로 교민들 사이에선 널리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남이 주로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셰러턴임피리얼호텔에 묵었고 쇼핑센터도 자주 다녔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쿠알라룸푸르 시내에 자리한 셰러턴임피리얼호텔은 5성급으로 1박에 최저 8만 원에서 최고 360만 원가량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무기나 마약을 거래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10여 년 전 탈북한 B 씨(여)는 “돈을 대주던 장성택이 2013년 사망한 후 김정남이 수중의 돈이 떨어지자 무기와 마약을 거래하기 위해 말레이시아에 자주 갔다는 얘기가 탈북자들 사이에서 돌고 있다”고 말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김정안 채널A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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