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김정남 피살’ 관련 논평… 백악관, 사건 경위 면밀 분석 중 강경한 대북정책 가능성 커져
“이건 정말 미친(insane) 이야기입니다.”
“김정은이 앞으로 무슨 짓을 할지 아무도 모릅니다.”
미국 CNN, 폭스뉴스는 14일(현지 시간) 김정남의 피살 소식을 전하며 이렇게 논평했다. 그만큼 미국에서도 김정은의 광기 어린 폭주가 어디까지 진행될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미 본토를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험도 임박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워싱턴 외교가와 주요 싱크탱크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으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더욱 강경 모드로 설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패트릭 크로닌 미국신안보센터 아시아태평양안보소장은 “전쟁 상황도 아니고 백주 대낮에 암살을 벌이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정상적 일원이 될 가능성은 극히 낮아졌다”며 “선제타격, 정권 교체 시나리오가 이제 더욱 무게감 있게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북한을) 아주 강하게 다룰 것”이라고 밝혔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북한 관련 대책을 마련할 때도 기밀이 누설될까?”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 사퇴를 초래한 러시아 내통 의혹이 계속 언론에 유출되는 것을 거론한 말이지만, 동시에 조만간 북한 관련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으로도 해석됐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