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실제론 1971년 5월生… 2001년 日입국땐 ‘팡 시옹’ 가명 적발되자 한국인 주장… 뒤늦게 시인
김정남이 소지한 북한 여권에 ‘1970년 6월 10일 평양 출생 김철’이라고 적혀 있다(점선 안)고 밝힌 말레이시아 경찰의 14일 보도자료(위 사진). 김정남이 2001년 일본 입국을 시도하다 추방됐을 당시 소지한 도미니카공화국 여권에는 인적 사항이 ‘1971년 5월 10일 한국(Korea) 출생 팡 시옹’으로 기재돼 있었다. 사진 출처 말레이시아 경찰·동아일보DB
‘1970년 6월 10일 평양 출생 김철(Kim Chol).’
말레이시아 경찰은 14일 전날 숨진 김정남의 여권 신상 정보를 이같이 확인했다. 김정남은 원래 1971년 5월 10일생으로 알려져 있어 신변 안전을 위해 이름과 생년월일을 위조한 가짜 여권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남은 2001년 5월 일본에 나리타(成田)공항을 통해 입국하려다 적발됐을 때에도 도미니카공화국 국적의 ‘팡 시옹(PANG XIONG·중국에서 뚱뚱한 남성을 의미)’이란 가명을 사용했다. 여권에 적힌 출생지는 한국이었고 생년월일은 1971년 5월 10일로 실제와 같았다. 당시 일본 당국은 위조된 여권에 적힌 이름을 가진 사람이 전해에도 두 번 일본에 입국했던 기록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2001년 당시 김정남이 위조여권에 부착한 사진의 얼굴 모습은 실제와 거의 같았다. 하지만 이번에 말레이시아 경찰이 발표한 것은 여권 정보 보도자료로 사진의 얼굴 모습은 확인되지 않았다.
김정남은 일본에서 체포돼 조사를 받으면서 ‘자신은 한국인’이라고 주장했으나 결국 본인이 김정남임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도미니카공화국에서 2000달러를 주고 위조여권을 만들었고 도쿄에는 디즈니랜드에 가기 위해 왔다”고 말해 화제를 불렀다.
당시 일본 공안 당국은 북한 인사들이 수교가 없는 일본을 드나들 때 흔히 남미 여권을 자주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미 여권의 경우 일본 입국 비자가 별도로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