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사교육을 줄이자는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니다. 기사와 함께 실린 아이의 인터뷰 내용에 우리 모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사교육 우려를 덮고도 남기 때문이다. “혼자 밥 먹을 땐 그냥 아무 느낌이 없다” “엄마랑 같이 밥을 먹으면 공부하란 잔소리를 들어야 해서 차라리 혼자 먹는 게 편하다”고 한 초등학생들의 이야기는 ‘아이 낳아 잘 키우는 대한민국’을 만들고자 하는 모든 사람에게 경종을 울릴 만하다.
출산율 높이기와 ‘저녁이 있는 삶’을 습관처럼 말하는 대한민국이다. 대선 주자들은 의문이 생길 만한 ‘핑크 빛 복지 공약’으로 과한 설렘을 주고 있는데 골목 어딘가에서는 초등학생들이 편의점과 패스트푸드점에서 급하게 정크푸드를 먹고 있다.
밥상머리 대화는 아이들이 듣기 싫어하는 잔소리만 빼면 모든 것이 소재며 스치는 온기와 눈빛만으로도 충분한 의미 있다. 가족과의 밥상머리가 얼마나 중요하면 얼마 전 퇴임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가족식사 일화가 널리 알려졌을까를 되새겨 보자. 세계적으로 바빴던 오바마도 가족과의 식사를 위해 저녁 6시 30분에는 특별한 스케줄을 잡지 않았다는 것을 떠올리자는 것은 우리의 삶 또한 이런저런 분주함으로 겨를이 없지만, 가족식사만은 ‘영순위’와 ‘선약’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너무도 절실해서다.
더는 후딱 먹어치우는 ‘혼밥’으로 우리 아이들의 발달을 가로막지 말자. 대선 출산·보육 정책 공약의 우선순위를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덧붙인다. 가족식사, 밥상머리는 저녁이 있는 삶과도 연결되며 가정의 행복과 출산율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선순환의 시작점이다.
글 = 임영주 박사(신구대 유아교육과 겸임교수/ 임영주부모교육연구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