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김정남 피살과 ‘닮은 꼴’
20년 전 사촌형 이한영 총격 사건을 아시나요?
#2
1997년 2월 15일 밤.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한 아파트 현관 앞에서
한 남자가 괴한 2명의 총격을 받아 결국 열흘 뒤 숨졌습니다.
#3
피살자는 북한 평양 출신의 리일남 씨.
그는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14일 피살)과 외조부모가 같은 이종사촌형입니다.
김정남과 함께 성장했고 모스크바에서 유학한 북한 상류층이었으나
1982년 9월 스위스 어학연수 중 한국으로 망명했습니다.
그는 한국에 정착한 뒤에도 테러 위협을 느껴
‘이한영’으로 이름을 바꿨고 성형수술까지 했습니다.
한양대 연극영화학과를 졸업하고 KBS에 PD로 입사했죠.
이후 개인사업을 시작했지만 1991년 부도를 냈고 횡령 혐의로 10개월간 수감되기도 했죠.
#5
이 씨는 돈이 궁해지자 언론사들과 거래를 시도했습니다.
1996년 북한 최고 권력층의 실상을 속속들이 밝힌
‘대동강 로열패밀리 서울 잠행 14년’을 발간했습니다.
1996년 2월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성혜림 망명설’도
그가 언론에 흘려준 정보였습니다.
#6
이한영은 저서에서 기쁨조 등 김 씨 왕조의 실체를 폭로했습니다.
김정남과 동갑내기인 김정일의 이복동생 김현도 공개했습니다.
김현은 김일성과 담당 간호사의 사이에서 태어난 사생아입니다.
1971년 환갑 나이인 김일성과
갓 서른 살에 접어든 아들 김정일이 동시에 ‘불륜’으로 아들을 얻은 것입니다.
2010년 개봉한 영화 의형제는 이 씨의 이야기를 토대로 만들어졌습니다.
#7
그러나
이한영은 책 출간 6개월 만에 피살됐습니다.
김 씨 왕조의 실체 폭로로 북한의 ‘공적(公敵) 1호’가 된 셈이죠.
국가안전기획부는 1997년 11월
이 씨가 북한 대남공작부 소속 테러 전문요원에 의해 사살됐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8
20년 전 이한영은 의식을 잃기 전 “간첩”이라고 말했습니다.
테러범들은 영웅 칭호를 받고 재(再)남파를 위해 성형수술까지 받았습니다.
김정일 생일인 광명성절(2월 16일)을 앞두고
피살된 이한영, 김정남에 대한 미스터리가 풀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