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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사드 반대 여전한 문재인, ‘해결 복안’ 뭔지 밝혀라

입력 | 2017-02-17 00:00:00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어제 외교자문그룹 ‘국민아그레망’ 발대식 후 긴급좌담회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된 최종 결정은 다음 정부로 넘겨주면 외교적으로 충분히 해결할 복안도 있고, 자신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와 김정남 피살 등 북한 변수로 안보 문제가 대선의 주요 이슈로 부상하자 ‘사드 배치는 차기 정부에서 논의할 일’이라던 지금까지 발언에서 한발 나아간 언급이다. 그러나 문 전 대표는 그의 ‘복안’이 어떤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대세론’을 강조하는 대선 선두 주자인 만큼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해결할 테니 알 것 없다는 태도로 읽힌다.

문재인 캠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 사드 배치 전에 러시아나 중국 측과 외교 망을 통해 협의하면서 공론화 과정을 거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문 전 대표의 복안이 그런 수준이라면 한시가 급한 사드 배치를 굳이 차기 정부로 넘길 이유가 될 수 없다. 어떤 외교 능력도 보인 바 없는 문 전 대표가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반대하는 두 나라와 외교망을 통해 협의한다고 해서 찬성으로 바꿔 놓을 수 있을지 확신하기도 어렵다. ‘국민아그레망’에 포진한 20여 명의 전직 외교관 중에는 노무현 정권 시절 ‘동북아 균형자론’ 등으로 한미동맹을 흔들었던 인사도 참여하고 있어 국민의 불안감을 더 키울 뿐이다.

그렇지 않아도 대통령에 당선되면 미국보다 북한에 먼저 가겠다고 한 문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 386운동권 같은 시각이라는 발언도 나오는 판국이다. 김종필 전 자민련 대표는 “기가 막힌다”며 “정신이 올바르게 박힌 사람인가”라고 비판하기까지 했다. 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처리를 북한에 물어보자고 했다는 문 전 대표의 태도와 관련해선 보수 시민단체가 국가보안법 위반이라며 검찰에 고발을 하기도 했다.

문 전 대표에 비해 국민의당은 사드 배치를 반대했던 당론 철회를 논의 중이어서 대조적이다. 정동영 의원이 반발하고 있지만 국민의 눈에는 상황에 따라 인식도 변화하는 국민의당이 1980년대 의식에 갇혀 있는 민주당과 달라 보일 수밖에 없다.

북한 김정은 집단의 야만적 통치가 광기를 더해가는 지금, 대선 주자들의 안보 인식은 대선 판도와 한국의 미래를 결정할 중대한 문제다. 문 전 대표는 왜 30%대의 지지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워싱턴 외교가에선 왜 ‘노무현 2.0’으로 부르며 우려를 떨치지 못하는지 고민했으면 한다. 문 전 대표 자신부터 이념보다 나라와 국민을 먼저 생각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