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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24일 헌재 최종 변론… 정치권은 심판 이후를 대비해야

입력 | 2017-02-17 00:00:00


어제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4차 변론기일에서 “그동안의 절차를 통해 사실관계가 충분히 파악된 만큼 22일 증인신문을 모두 마치겠다”며 24일 최종 변론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해 달라고 요청했다. 23일까지 국회 소추인단과 박 대통령 대리인단의 최종 입장을 문서로 제출하라는 주문이다. 최종 변론 이후 2주 정도의 결정문 작성 시간을 감안하면 탄핵심판 결정은 이 권한대행의 퇴임 예정일인 3월 13일 이전에 나올 것이 확실시된다.

이 권한대행이 최종 변론 날짜를 못 박음으로써 정치 일정에 대한 불확실성은 해소됐다. 국회의 탄핵 소추로 박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지 오늘로 71일이다. 박 대통령 측이 이번 주 요청한 증인 8명 중 출석은 단 2명에 불과했다. 어제도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증인 요청을 유지하겠다며 시간적 여유를 달라고 반발했으나 ‘지연작전’은 더는 용납되기 어렵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보호무역 확산으로 인한 경제 악화 등 급박하게 돌아가는 국내외 상황을 고려하면 국정 공백 사태가 더 길어져선 안 된다.

청와대가 진정 나라를 생각한다면 헌재의 일정에 협조해야 할 것이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이 “대통령이 최후변론에 직접 출석해 당당히 소명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힌 만큼 최종 변론일에 직접 출석해 자신을 뽑아준 국민에게 예를 다해줄 것을 당부한다.

일각에선 대통령의 범죄 행위가 확정돼야 탄핵이 가능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렇다면 대통령 탄핵은 내란, 외환죄 외에는 불가능해지는 모순에 봉착하게 된다. 헌재가 헌법 논리와 헌법 가치에 따라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정치권은 정치적 선동을 해선 안 될 것이다. 박 대통령과 대선 주자들은 물론이고 촛불집회 참여자든, 태극기집회 참여자든 모두 승복하는 성숙한 시민정신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 대한민국이 더는 흔들리지 않고 법치주의를 공고히 할 수 있다.

박 대통령 탄핵 여부 못지않게 그 이후 상황도 중요하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내각은 한 치의 흔들림 없이 국정을 운영하는 데 목숨을 걸기 바란다. 헌재 심판 이후 정치권이 어떤 자세를 보이느냐에 따라 나라의 명운이 달라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