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서 특검신청 각하… 특검 “대통령 대면조사도 힘들어”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청와대 경내 압수수색을 못하게 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김국현)는 16일 특검이 제기한 ‘청와대의 압수수색 불승인 처분 취소’ 청구 소송 집행정지 신청을 각하했다. 각하는 소송이나 청구가 부적법하거나 요건이 안 될 경우 내용을 심리하지 않고 재판을 끝내는 절차다.
앞서 특검은 3일 청와대 경내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청와대의 완강한 거부로 물러섰다. 당시 특검은 특검보 2명과 특별수사관 등 20여 명을 청와대에 보내 경내에 진입하려고 했다. 하지만 청와대 측은 ‘군사상·직무상 비밀과 관련한 장소를 압수수색하려면 책임자의 승낙이 필요하다’고 규정된 형사소송법 조항을 근거로 특검의 경내 진입을 제지했다.
이에 특검은 “청와대 참모들이 이미 여러 명 구속됐기 때문에 청와대가 범죄 현장인 셈인데 직접 압수수색을 막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항의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경내 진입은 허용할 수 없다”는 말만 반복하며 버텼다. 결국 특검은 “청와대의 압수수색 불승인 사유를 납득할 수 없다”고 유감을 표명한 뒤 물러섰다. 그리고 행정법원에 청와대의 불승인 조치에 대한 집행정지를 신청했는데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이규철 특검보는 브리핑에서 “법원이 각하 결정을 하면 청와대 압수수색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특검과 청와대 측은 대면조사 일정과 장소, 조사의 비공개 여부 등 모든 쟁점에서 이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 측은 이날 “이번 주 내 대면조사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다음 주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우경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