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경찰 “암살범 외에 외국정보기관 개입근거 있어” 체포된 여성용의자 2명 국적, 베트남-인도네시아로 달라 北의 청부살해 가능성 커져
두 번째 女용의자 체포 1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스팡 지역 경찰서에서 김정남 암살 사건의 두 번째 여성 용의자(점선 안)인 시티 아이샤가 경찰들에 이끌려 이송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여권을 갖고 있었던 그는 경찰 수사에서 “100달러를 받고 장난 비디오에 출연하는 것으로 알고 (범행 제의를) 수락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그가 공항에서 남성 한 명과 대화하는 폐쇄회로(CC)TV 화면을 확보하고 이 남성의 행방을 추적 중이다. 사진 출처 중국중앙TV
매체는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용의자들 가운데 (사건 현장에서) 여장을 한 남성이 한 명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다툭 세리 하룬 연방경찰 특별수사국 국장은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외국 정보기관의 소행이라는 근거를 갖고 있다. 두 명의 암살자(검거된 여성 용의자 2명) 외에 분명히 다른 인물들이 개입돼 있다”고 밝혔다.
13일 김정남이 피살된 이후 북한 정보기관 개입설이 현지 언론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동남아시아 현지인들을 고용해 김정남을 청부 살해했을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어서 주목된다.
실제로 경찰이 신병을 확보한 여성 용의자 2명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현지인이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사흘 만인 이날 오전 2시경 두 번째 여성 용의자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국적 여권을 소지한 이 여성의 이름은 시티 아이샤로 나이는 25세다. 한때 체포된 용의자로 알려진 말레이시아인 남성(26)은 아이샤의 남자친구로 아이샤의 검거를 도운 조력자로 판명됐다고 현지 더스타지가 보도했다.
박훈상 기자
한편 아맛 자힛 하미디 말레이시아 부총리는 “김정남의 사망 뒤에 북한이 있다는 건 현재로선 추측일 뿐”이라며 “김정남의 죽음이 두 나라(말레이시아와 북한) 관계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신 인도 여부에 대해 “밟아야 할 절차들이 있다”는 전제로 “어떤 외국 정부라도 요청하면 이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원론적으로 말했다.
쿠알라룸푸르=박훈상 기자·황인찬 hic@donga.com·윤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