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분에 16번 숨쉬는데
별은 1초에 79개씩 사라진다
내 심장은 하루에 10만번씩 뛰는데
별은 1초에 79개씩 사라진다
죽을 때 빠져나가는 내 무게는 21그램인데
별은 1초에 79개씩 사라진다
나는 1분에 0.5리터 공기를 마시는데
별은 1초에 79개씩 사라진다
내 심성은 7년마다 한번씩 바뀌는데
별은 1초에 79개씩 사라진다
나는 하루에 12번 웃는데
별은 1초에 79개씩 사라진다
별은 세상에 마음이 없어 사라지고
세상에 마음이 있어 사람들은 무섭게 모여든다
마음이 괴로우면 잠도 안 온다. 억울해서 속상한 일. 갖고 싶고 되고 싶은 일. 바보같이 실수한 일. 이런 일이 생기면 다른 것은 안중에도 없다. 불편한 마음 탓에 눈빛은 흐려지고 입에서는 단내가 난다.
이 시에서 가장 중요한 말은 ‘별은 1초에 79개씩 사라진다’는 것이다. 이 말과 대조되는 것은 나의 일상이다. 시인은 나의 일상과 삶의 장면 하나씩에 별의 사라짐을 대응시킨다. 내가 웃는 동안에 별은 사라지고, 내가 우는 동안에 별은 사라진다. 내가 숨쉬는 동안 별은 사라지고, 내가 죽을 때에도 별은 사라진다.
나보다 훨씬 크고 반짝이는 별은 사라지고, 사라지고, 사라지고 있다. 그리고 별보다 훨씬 작은 나는 아직 숨쉬고, 웃고, 바뀌고 있다. 별이 사라지는 이유는 세상에 집착이나 욕심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정반대다. 세상 자체에 마음이 있어 가진 자는 더 가지고 싶어 하고, 높은 자는 더 오르고 싶어 한다. 별들의 세계를 생각하니 사람의 욕심이 조금 더 사소해 보인다.
물론 세상의 모든 별이 사라진대도 사라지지 않는 괴로움이 있다. 세상의 모든 별을 준대도 가시지 않는 슬픔도 있다. 다만 욕심과 집착 때문에 생긴 괴로움이라면 별빛 아래 놓아주자. 마음이 제 갈 길 훨훨 가도록.
나민애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