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 여성, 영어 능력 뽐내며 ‘나는 인터넷 유명인’으로 소개 일상 노출할 만큼 평범했던 여성은 왜 살인사건에 연루 됐나
김정남 살해 용의자로 가장 처음 말레이시아 경찰에 체포된 도안티흐엉(29)이 인터넷에서 공개 활동을 해온 정황이 포착됐다.
3~5개월 전 시간차를 두고 올려진 동영상에서 주인공인 이 여성은 자신이 준비한 원고를 읽으며 자신이 영어 구사가 가능하다는 점을 알리고 있다. 하지만 원고는 영어 발음을 베트남어로 옮겨 적은 것이어서 이 여성이 알파벳조차 읽지 못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낳게 했다. 영어 발음도 원어민조차 알아듣지 못할 만큼 걸음마 수준이었다. 해외 근무나 외국인 접객을 염두에 두고 자신이 노력 중임을 보여주기 위해 작성한 동영상으로 추정된다.
동영상 속 인물이 흐엉이라면 일상을 공개할 정도로 평범했던 그녀가 왜 김정남 살해라는 엄청난 일에 연루됐는지 밝혀져야 할 대목이다. 흐엉은 사건 발생 당시 LOL(Laughing Out Loud·크게 웃다)이라는 글씨가 큼직하게 써 있는 티셔츠를 입은 채 범행을 저지르고 호텔을 활보한 뒤 다시 공항에 모습을 드러내는 등 ‘킬러’로서 석연치 않은 행동을 보였다.
유튜브에 게재된 이 동영상들은 19일 오전까지 재생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목록만 볼 수 있고 재생기능은 차단됐다. 김정남의 여권 이름(김철)으로 운영되던 페이스북도 살해사건 직후 폐쇄돼 지금은 접근이 불가능하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