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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터넷 유명인” 김정남 살해 용의자, 유튜브에서 자신 과시

입력 | 2017-02-19 15:07:00

동명 여성, 영어 능력 뽐내며 ‘나는 인터넷 유명인’으로 소개
일상 노출할 만큼 평범했던 여성은 왜 살인사건에 연루 됐나








 김정남 살해 용의자로 가장 처음 말레이시아 경찰에 체포된 도안티흐엉(29)이 인터넷에서 공개 활동을 해온 정황이 포착됐다.

말레이시아 언론 ‘히트스트리트(HeatStreet)’는 16일(현지시간) 흐엉이 경찰 조사에서 “나는 베트남의 인터넷 유명인(Internet Celebrity)”이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실제 유튜브에는 도안티흐엉(Doan Thi Huong)의 이름으로 9개의 동영상이 게재돼 있으며, 여기에 등장한 인물은 김정남 사건 때 공항 폐쇄회로(CC)TV에 찍힌 흐엉과 외모가 흡사하다.

3~5개월 전 시간차를 두고 올려진 동영상에서 주인공인 이 여성은 자신이 준비한 원고를 읽으며 자신이 영어 구사가 가능하다는 점을 알리고 있다. 하지만 원고는 영어 발음을 베트남어로 옮겨 적은 것이어서 이 여성이 알파벳조차 읽지 못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낳게 했다. 영어 발음도 원어민조차 알아듣지 못할 만큼 걸음마 수준이었다. 해외 근무나 외국인 접객을 염두에 두고 자신이 노력 중임을 보여주기 위해 작성한 동영상으로 추정된다.

동영상 속 인물이 흐엉이라면 일상을 공개할 정도로 평범했던 그녀가 왜 김정남 살해라는 엄청난 일에 연루됐는지 밝혀져야 할 대목이다. 흐엉은 사건 발생 당시 LOL(Laughing Out Loud·크게 웃다)이라는 글씨가 큼직하게 써 있는 티셔츠를 입은 채 범행을 저지르고 호텔을 활보한 뒤 다시 공항에 모습을 드러내는 등 ‘킬러’로서 석연치 않은 행동을 보였다.

유튜브에 게재된 이 동영상들은 19일 오전까지 재생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목록만 볼 수 있고 재생기능은 차단됐다. 김정남의 여권 이름(김철)으로 운영되던 페이스북도 살해사건 직후 폐쇄돼 지금은 접근이 불가능하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