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부 “연말까지 중단” 발표
중국 상무부가 18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북한산 석탄 수입 중단 공고. 상무부는 19일부터 12월 31일까지 올해 내내 북한산 석탄 수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사진 출처 중국 상무부 홈페이지
중국 상무부가 18일(현지 시간) 홈페이지 공지에서 “19일부터 연말까지 북한산 석탄 수입을 전면 중단할 예정”이라며 유엔 대북 제재 결의안을 이행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강도가 높아지고 있는 미국의 대북 핵 억제 압박에 대한 선제적 대응 성격과 최근 발생한 ‘친(親)중파’ 김정남 암살에 대한 보복 성격이 담겨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상무부의 북한산 석탄 수입 전면 중단 발표는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독일 뮌헨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을 만난 다음 날 나왔다. 틸러슨 장관은 17일 회담에서 “중국이 사용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안정을 해치는 북한의 행동을 완화해 줄 것”을 요구했다. 중국 기업에도 타격을 줄 수 있는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시행을 염두에 두고 중국에 대북 영향력 행사를 압박한 것이다.
중국은 지난해 4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안 2270호에 따라 석탄 수입을 금지하면서도 ‘민생용 제외’라는 예외 조항을 두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해 중국의 북한산 석탄 수입은 2250만 t으로 오히려 전년 대비 15%가량 늘었다.
제재 허점 논란이 일자 중국은 지난해 12월 “2017년에는 2015년 기준 석탄 수출 총량 또는 금액의 38%에 해당하는 양(4억90만 달러어치 혹은 750만 t) 중 먼저 도달하는 기준으로 제한한다”고 양적 기준을 제시했다. 이럴 경우 올해 예상되는 수출량의 절반 이상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그런데 이번에 ‘자발적’으로 전면 금지에 나섰고 특히 ‘이미 수송 중인 석탄’도 19일 이후에는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는 등 충실한 대북 제재 이행 의지를 대내외에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18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뮌헨 안보회의’에서 “북한 핵무장은 최종 단계에 근접하고 있으며 임계점(tipping point)에 다다르기까지 한두 해밖에 남지 않았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고위 당국자가 북한 핵무장 완료 시점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윤 장관은 뮌헨 안보회의 ‘한반도 특별 세션’ 기조연설에서 “북핵 위협은 시한폭탄과 같다”며 “북한 핵·미사일 고도화를 되돌리지 못한다면 북핵 위협은 게임 체인저(판도를 완전히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며 우리 머리 위에 다모클레스의 칼(말총 한 올에 매달린 칼)과 같은 ‘핵 검’이 위태롭게 매달려 있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구자룡 bonhong@donga.com /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 조숭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