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1990년 통일 이후 경제통합의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았습니다. 1990년 5.7%였던 서독의 경제성장률이 1992년 마이너스로 급전 직하했을 정도입니다. 1989년 당시 서독과 동독 간의 경제력 격차(1인당 소득 기준)가 약 1.5배에 불과했는데도 이 같은 일이 발생했습니다.
그렇다면 경제력 격차가 무려 38배(2012년 소득 기준)나 되는 남북한이 통일됐을 경우 충격은 얼마나 될까요. 독일보다 훨씬 더 심각한 ‘메가톤급’ 충격이 몰아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특히 통일이 임박했을 때 한국에 들어온 외국인 투자자금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금융시장이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대비해 외환보유액과 ‘제2선 외환보유액’ 등을 쌓아 충분한 외화유동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금융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통일 임박시 금융시장 불안 가능성에 대비해야’라는 보고서입니다. 제2선 외환보유액은 양자간 통화스와프처럼 유사시에 쓸 수 있는 외국통화를 뜻합니다. 준비 없는 통일은 재앙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남북 관계가 냉각상태이지만 잊어선 안 될 화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