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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기업 구조조정, 상시-시장 친화적으로”

입력 | 2017-02-21 03:00:00

“현행 채권은행 중심은 한계 봉착… 사모펀드 주도 등으로 변화 필요”




임종룡 금융위원장(사진)은 20일 “채권 금융기관 중심의 구조조정 방식이 큰 한계에 봉착했다”며 “기업 구조조정 체계를 상시적이고 시장 친화적인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금융 당국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 원활하게 추진되지 않는 경우 구조조정 채권 매각을 통해 사모투자펀드(PEF) 주도의 기업 구조조정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임 위원장은 이날 한국금융연구원 주최로 열린 ‘시장 친화적 기업구조조정 활성화 방안’ 세미나에서 “기업들이 시장성 차입을 확대하면서 구조조정 과정에서 채권은행이 주도적 역할을 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4차 산업혁명 등 산업 구조 변화에 대응하려면 재무적 구조조정뿐 아니라 사업 구조 개편이 함께 이뤄져야 하지만 채권은행의 전문성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임 위원장은 “따라서 채권은행과 자본시장, 기업의 적극적 변화를 통해 시장 친화적 구조조정 방식을 새로운 구조조정의 틀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금융 당국은 부실기업을 가려내기 위해 채권은행이 진행하는 ‘신용위험평가’의 기준을 강화할 방침이다. 한계기업에 대한 채권은행의 신속하고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신용위험평가 세부 항목별로 점수를 매기는 정량적 평가를 도입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또 워크아웃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도 도입될 방침이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2009년부터 지금까지 대기업 146곳이 워크아웃을 신청했다가 64곳이 중단했다. 워크아웃 실패율이 43.8%나 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임 위원장은 “효과적인 워크아웃 추진이 곤란한 기업은 신속하게 시장에 매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미나 발표자로 나선 구정한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채권자 간 이해 상충으로 워크아웃이 지체되면 기업 부실이 더 심해질 수 있으므로 워크아웃 대상 기업의 구조조정 채권을 PEF로 매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구조조정 채권 매각이 원활하게 되도록 매각 채권의 가치를 공정하게 산정하는 독립적 평가기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