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석 9단 ● 알파고 9단 2국 4보(45∼56)
백 ○로 하변의 요처를 차지했다. 전보에서 보여준 대로 여기서 흑이 조금이라도 느슨하게 두면 안 된다. 이때 놓인 흑 45가 알파고의 실력을 웅변한다. 하변 백 진에 침투하지 않으면 균형을 맞추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걸 알고 있는 것이다.
백 46은 좁지만 놓칠 수 없는 수. 마음 같아선 하변에 침입한 흑 45를 공격하고 싶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참고도 백 1의 날일자로 씌우는 것. 그러나 지금은 흑 4, 6이 실전적인 행마. 흑 12까지 실리를 차지하면 하변 흑의 실리가 너무 커진다. 백의 두터움이 그에 비해 못하다는 평가. 따라서 실전 백 46처럼 자리를 잡아놓고 공격을 엿보는 것이 고수다운 수법이다.
흑은 47을 가볍게 선수하고 흑 49로 뛰어 보강했다. 세력이던 좌하 백에 대해 은근히 공격을 엿보고 있기도 하다. 물론 백도 50을 차지해 좋은 자세를 갖췄다.
알파고는 어떻게 계산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인간이 보기엔 지금까지 흑백 모두 실수 없이 이끌어와 팽팽한 균형을 맞추고 있는 상황.
어디서부터 막상막하의 형세에 균열이 날까. 알파고의 의중(?)이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