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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솔, 아버지 시신 찾으러 말레이 도착”

입력 | 2017-02-21 03:00:00

로이터 “병원 영안실에 나타나”… 말레이, 평양주재 대사 소환 조치
암살 관련 北과 외교 갈등 격화




북한 당국에 암살된 김정남의 장남 김한솔(22·사진)이 20일 오후 7시 30분경(현지 시간) 사건 현장인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했다. 현지 언론인 ‘더스타’와 ‘중국보(中國報)’ 등에 따르면 김한솔은 이날 거주지인 마카오에서 에어아시아 AK8321편을 통해 말레이시아에 입국했다. 로이터통신은 김한솔이 아버지의 시신이 안치된 쿠알라룸푸르 병원 영안실에 나타났다고 전했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가족이 직접 와서 시신을 인수하라”고 요구하자 이에 응하는 모양새지만 그를 보호하고 있는 중국 당국이 이동을 허락해 이번 사건에 개입하는 것으로 해석돼 사건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김한솔은 2012년 핀란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삼촌인 김정은을 독재자로 언급한 바 있다.

중국의 개입은 김정남 암살 사건 뒤 ‘단교 위기’까지 치닫고 있는 말레이시아와 북한 간 갈등에서도 북한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권 이름은 김철’이라며 암살 대상자가 김정남이라는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는 북한에 ‘무리한 주장을 그만하라’는 경고의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


말레이시아가 북한의 시신 인도 요구를 거절하면서 시작된 갈등은 19일 말레이시아 경찰의 수사 결과 발표 이후 폭발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나집 라작 총리는 20일 오후 5시 기자들과 만나 “(사건을 조사 중인) 경찰과 의사들은 아주 객관적이며, (결과를) 절대적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이미지를 나쁘게 만들 이유가 없고, 말레이시아 법이 적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북한이 이해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외교부는 북한 평양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키로 했으며 강철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를 이날 초치(招致)해 북한의 태도에 강한 불만을 전달했다.

강 대사도 말레이시아 외교부에 초치됐다 돌아온 오후 3시경 북한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의 이미지를 실추하는 많은 루머가 떠돌고 있다”며 “이 사건으로 이익을 얻은 쪽은 커다란 정치적 혼란에 직면한 남한 당국이다. 동시에 미국이 힘을 합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전략에 이용하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보건부는 김정남 시신 부검 결과를 이르면 22일 발표할 예정이다.

쿠알라룸푸르=박훈상 tigermask@donga.com·이세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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