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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 공사가 김정남 피살 사건을 계기로 공식 외부활동을 모두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영호 전 공사는 암살위험 1호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태영호 전 공사는 망명 후 북한 김정은 정권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 발언을 쏟아 낸 바 있다.
앞서 21일 연합뉴스는 정부 당국자를 인용, 국가정보원이 지난 13일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한 북한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 사건을 계기로 태 전 공사가 ‘다음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태 전 공사의 신변 보호를 위해 외부 강연이나 언론사 인터뷰 등 공식활동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태 전 공사는 지난해 7월 한국에 망명한 뒤 여러 한국 매체와 인터뷰하면서 끊임없이 북한 김정은 정권을 비판해왔다. 그는 언론을 통해 “북한은 10조 달러를 준다고 해도 절대로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김정은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넘겨야 한다”며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다.
태 전 공사는 또 지난달 바른정당 초청 좌담회에 참석해 “북한은 공산체제 또는 공산사회와는 맞지 않다”며 “북한 김씨 일가의 세습통치만을 위해 존재하는 거대한 노예사회”라고 비판했다.
그는 북한 김정은의 정통성 문제를 노골적으로 꼬집었다. 태 전 공사는 “김정일은 10년 동안 후계과정을 거쳤다”며 “김정은은 후계자 과정을 거치지 못했고 집권 5년 차인데 아직까지도 백두혈통의 정체성과 자기가 후계자가 돼야 한다는 명분을 북한 주민에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이) 자기 어머니가 김정일의 공식 부인이라고 떳떳하게 말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태 전 공사가 한국에 망명한 이후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며 김정은과 북한에 대해 비판하자 북한 대남 매체들은 태 전 공사의 실명을 거론하며 ‘특급 범죄자’라고 맹비난했다.
박진범 동아닷컴 기자 eurobe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