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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동아]감마나이프 수술로 두피, 두개골 절개 없이 뇌종양 치료

입력 | 2017-02-22 03:00:00

고려대 구로병원 감마나이프센터
서울 서남부권 최초로 문 열어… 안전성 우수하고 치매 부작용 없어
여러 개의 병변을 한 번에 치료… 다학제 협진 통해 최적 치료법 찾아




고려대 구로병원 감마나이프센터는 다학제 진료 시스템을 갖추고 다양한 부위에서 전이된 뇌 전이암을 포함한 뇌종양 등을 무혈 뇌수술로 시행하고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 제공


감마나이프 수술은 두개골이나 두피를 절개하지 않고 강한 감마선을 이용해 마치 수술용 나이프를 사용하는 것처럼 머리속 종양이나 뇌동정맥 기형을 치료하는 첨단 방사선 수술법이다. 감마나이프를 이용한 수술 치료는 이미 수십 년간의 임상 경험을 통해 그 안전성과 효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은 서울 서남부권 최초로 감마나이프를 도입해 뇌종양 및 뇌전이암, 뇌동정맥 기형, 뇌혈관질환 환자들의 건강한 삶을 위한 희망이 되고 있다.

정통 뇌수술과 감마나이프 수술의 조화

감마나이프 수술은 뇌종양, 뇌전이암 뿐 아니라 뇌동정맥 기형에도 효과가 좋다.


고려대 구로병원에서는 종양의 위치에 따라 수술적 치료가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전한 위치까지만 수술을 진행한다. 수술이 위험한 위치의 종양은 감마나이프를 통해 제거한다. 특히 고령자나 뇌혈관질환자의 경우에는 합병증과 전신마취로 인한 수술의 위험도가 증가하기 때문에 크지 않은 종양이라면 감마나이프 수술을 통해 제거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권택현 감마나이프센터장은 뇌종양뿐만 아니라 뇌졸중이나 모야모야병, 뇌혈관 기형 등과 같은 뇌혈관질환 수술에 있어서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의사다. 최신 미세 현미경과 신경 기능 모니터 장비 등을 통해 고난도의 뇌신경수술을 세밀하게 진행하고 있다. 풍부한 뇌수술 집도 경험을 바탕으로 신체마비와 통증 수술을 한다. 권 교수는 “뇌수막종, 전이성 뇌종양 등에서 크기가 큰 종양은 뇌를 눌러 환자에게 다각적인 증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신속한 감압과 수술로 종양 제거가 이뤄져야 한다”며 “뇌신경센터와 감마나이프센터 간의 긴밀한 협력진료시스템을 구축하고 환자와 보호자가 의료진과 함께 다각적인 치료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소통한다”고 말했다.

뇌전이암과 뇌동정맥기형에 탁월한 감마나이프 수술

여러 번에 걸쳐 진행되는 기존 방사선 치료와 달리 감마나이프 수술은 고선량의 방사선을 정확한 병변에 조사해 한 번에 끝나기 때문에 치료가 아닌 수술이라고 부른다.


대부분 여러 번에 걸쳐 진행되는 기존 방사선 치료와 달리 감마나이프 수술은 고선량의 방사선을 정확한 병변에 조사해 한 번에 끝나기 때문에 치료가 아닌 수술이라고 부른다.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바탕으로 치료가 필요한 부분에 192개의 감마선을 조사해 정상 뇌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한다. 감마나이프 수술은 뇌 절제가 필요한 일반적인 수술과 달리 수술 당일 퇴원이 가능하다.

김종현 감마나이프센터 교수는 다년간 미국 존스홉킨스병원에서 쌓은 뇌정위기능 분야에 대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10년 전부터 뇌전증 및 파킨슨병에 대한 수술적 치료를 시작했다. 김 교수는 세계 신경외과 전문의 교과서 공동 집필과 뇌전증병변절제술 등 수술을 위한 치료 가이드라인 설정에도 참여하고 있다. 김 교수는 “과거에 뇌전이암은 병변의 수가 많은 경우 뇌 전체에 방사선 치료를 시행했으나 치매와 같은 부작용 가능성이 있었다”며 “최근에 시행하는 감마나이프 수술은 병변만 선택해서 치료하므로 치매의 부작용이 없으면서 여러 개의 병변을 한 번에 치료할 수 있고 전뇌방사선치료 후에 재발된 암에 대해서도 반복적인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감마나이프 수술은 뇌동정맥 기형에도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동정맥 기형은 선천적으로 뇌동맥과 뇌정맥 사이에 모세혈관이 없는 기형 뇌혈관 덩어리로, 출혈의 위험이 높고 경련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아주 크지 않은 뇌동정맥 기형은 감마나이프 치료만으로 뇌수술 없이 완치가 가능하다. 또 약물난치성 삼차신경통, 뇌전증, 수전증 등의 환자는 일차적으로 수술적 치료를 진행하지만 내과적 질환이나 고령 등으로 수술의 위험도가 높아지는 경우 감마나이프 수술을 차선책으로 고려 할 수 있다. 이번에 고려대 구로병원에 도입된 감마나이프 퍼펙션 모델은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기존 모델보다 치료시간을 단축시키고 치료범위가 더 넓어져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게 됐다.

뇌신경센터에서 암병원까지 유기적인 협력체계

오로지 뇌신경질환 환자들의 합리적인 검사와 진료 등을 위해 고려대병원 최초로 문을 연 뇌신경센터는 같은 분야를 다루는 신경과와 신경외과의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탄생했다. 타과 와의 경쟁 구도보다 합리적인 뇌신경질환 환자의 진료 편의를 중점으로 한 협력체계를 구성하고 있다.

뇌신경센터와 감마나이프센터에서 뇌종양 및 두부외상을 전문으로 하는 정규하 교수는 “구로병원 감마나이프센터는 기존 뇌신경센터와 유기적인 협력 진료시스템을 마련해 뇌종양과 뇌혈관질환, 뇌전증, 이상운동질환 등 뇌신경질환 환자만을 위한 원스톱 진료시스템을 갖췄다”며 “진료에서부터 검사, 치료계획 수립, 수술 및 퇴원 후 관리까지 진료부서나 센터를 막론한 체계적인 프로세스를 구축해 감마나이프센터에서 환자들이 편안한 당일 수술 및 퇴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감마나이프센터는 국내에서는 선도적으로 구로병원에 도입된 다학제 진료를 시행하는 암 병원과 협업을 이뤘다. 다학제 진료는 암 환자들이 관련 의료진과 함께 한곳에서 최적의 치료법을 찾는 진료다. 다학제 협진을 통해 감마나이프센터는 다양한 부위에서 전이된 뇌 전이암을 포함한 뇌종양 등을 무혈 뇌수술로 시행함으로써 한층 강화된 암 병원으로 도약을 실현했다.

환자 중심 감마나이프센터

고려대 구로병원 감마나이프센터는 병원 내 진료협력센터와 연계해 구로 지역을 포함한 서울 서남부 권역을 아우르게 됐다. 그동안 이 지역에는 감마나이프가 도입된 의료기관이 전무해 감마나이프 수술을 위해 뇌신경질환 환자들이 타 지역으로 치료를 받으러 가야 했다. 이번 고려대 구로병원의 감마나이프의 도입은 지역 내 뇌신경질환 환자들의 불편을 줄이고 환자들이 비수술적 뇌수술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뿐만 아니라 병원은 고려대 안암, 안산병원과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신속한 진료의뢰시스템을 통해 뇌신경질환 환자들에게 정확한 치료계획과 정밀한 감마나이프 수술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연구중심병원인 고려대 구로병원은 환자 중심의 의료환경 구축과 연구를 통해 뇌신경질환 환자들의 약물치료를 포함한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 등 감마나이프를 활용한 다양한 치료법에 대한 연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손희정 기자 son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