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서정 마인드포유심리발달연구소 소장
‘아이가 산만하다’, ‘끊임없이 말을 하고 끼어든다’, ‘집중을 못 한다’, ‘친구들과 잘 못 어울린다’.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 진단을 받은 자녀가 주변에서 자주 듣게 되는 말이다. 아이의 ADHD, 과연 완치될 수 있을까.
이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서 우선 ‘아동 발달단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아이들은 신체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성장 과정에 있기 때문에 ADHD 진단을 받은 아이들이 걸음마기에는 어떻게 자라 왔는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 갈 것인지를 알아보는 것은 중요하다.
걸음마기 아동들이 고집을 피운다면 문제의 유무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 까다로운 기질의 아이라면 이 시기에 고집을 피우는 것이 정상이라고 생각한다. ADHD는 3∼4세부터 알아낼 수 있는데, 문제행동의 심각 정도, 빈도수 등으로 진단한다. ADHD 유아들은 문제 행동이 잘 안 달래지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생해 늘 부모를 지치게 한다.
부주의는 아동기 내내 지속되지만 커갈수록 과잉행동과 충동성은 감소한다. 하지만 자주 혼나고, 지적을 받음으로써 ADHD 아동은 적대적 반항장애(ODD)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이 아이들의 절반 이상이 비행(CD)을 저지르게 된다. 반항과 적대감은 ADHD 아동들에게서 발생할 확률이 일반적인 아이들보다 높다.
청소년기에 ADHD가 감소한다는 말이 있긴 하지만 ADHD 진단을 받은 아동의 50∼80%가 청소년기까지 증상이 지속된다. ADHD로 학교와 또래들과의 관계에서 계속 좌절과 실패 경험을 해왔기 때문에 청소년기에는 반사회적 행동에 연루되고, 주의력 결핍 문제는 학습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불안, 우울증 등이 동반돼 에릭슨이 말한 청소년기의 주요 발달과업인 자아 정체감 형성이 어렵게 된다.
성인이 됐을 때는 인지적 결함은 없지만 부주의 문제로 직업을 찾을 때 낮은 지위와 직업을 갖게 될 가능성이 높다.
ADHD는 장애진단보다 다른 여러 문제들이 동반될 수 있으므로 조기에 발견해 자녀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전문가적 개입과 적절한 양육이 필요하다.